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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고대생 교문밖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고려대 학생 1천5백여명은 17일 하오 지난해 3월 입대해 6월에 사망한 김두황군(80년 경제과 입학)의 추모식을 갖고 교문 밖 1백여m까지 진출, 2시간30여분 동안 대치한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투석전을 벌이다 경찰에 밀린 학생 6백여명은 학교도서관으로 들어가 철야 농성을 벌였으며 이들 중 1백50여명이 밤을 새웠다.
학생들의 가두 시위로 학생10여명과 경찰관 1백69명이 다쳐 중상자 9명 등 21명의 경찰관이 경찰병원에 입원했고 학교 앞 도로변 교통신호 등 5개가 째지고 경찰의 가스차 1대가 크게 부숴졌으며 학교 앞 점포 20여 개소의 유리창이 박살났다.

<스크럼짜고 침묵시위>
◇교내시위=학생들은 이날 하오3시 학생 회관 앞에서 김군의 추모식을 가진 뒤 스크럼 짜고 캠퍼스를 돌며 학원민주화와 강제징집 철폐를 요구하는 침묵 시위를 벌였다.

<관 앞세우고 교문나서>
◇투석전=김군의 영정과 가상관(관)을 앞세운 학생들은 하오4시20분쯤 교문을 나서 50여m가량 거리로 진출했다가 경찰이 최루탄과 페퍼포그를 쏘며 제지하자 교내로 밀려들어가 경찰과 투석전을 벌였다.

<경찰과 1시간 반 대치>
◇가두시위=학생들은 1시간여 동안 간헐적으로 교문을 들락거리며 경찰과 맞서다 하오5시30분쯤에는 고대 앞 남종 로터리와 신제기 로터리까지 진출, 학교 운동장에서 끌어낸 농구골대4개, 야구백 네트, 핸드볼골대 등과 도로공사 안전판으로 길 양쪽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과 1시간30여분 동안 대치했다.

<파출소 유리창 깨져>
◇피해=학생들은 교내 공사장에서 갖고 온 돌멩이와 빈 병, 학교 앞 보도 블록 등을 뜯어내 깨뜨려 페퍼포그와 최루탄을 쏘아 대는 경찰을 향해 던졌다.
이 때문에 학교앞 신용두 파출소 유리창 5장이 깨지고 도로변의 교통 초소가 부숴졌다.
학생들이 던지는 돌멩이와 최루 가스 때문에 학교 앞 상가는 완전 철시되고 상인들은 대피했으며 안암동 로터리에서 미아 삼거리로 통하는 고대 앞길의 차량 통행이 하오8시30분까지 4시간여 동안 막혔다.
학교 앞거리는 온통 돌멩이와 보도 블록 조각, 깨진 유리, 최루탄 껍데기로 뒤덮였고 인근 5백여m의 주민들까지 눈이 매워 눈을 뜨고 다니기 어려웠다.

<도서관서 백50명 밤샘>
◇철야농성=이날 하오6시45분쯤 경찰에 밀려 학교 안으로 들어간 학생들은 본관 앞에서 김군의 가상관을 불태운 뒤 도서관으로 들어가 철야 농성을 시작했다.
그러나 하오 11시10분쯤 박만장 학생처장의 설득으로 대 부분은 귀가하고 조치원 캠퍼스에서 올라온 학생들 1백50여명이 밤을 새웠다.

<해직 교수 복직도 요구>
◇복학생 참여=이날 추모식에서 복학생 대표 3명이 학생들 앞에 나서 추모사를 읽었는데 복학생들은 「복학생 협의회 발족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학생·교수의 복직·복권 문제 ▲인권 문제 ▲학원 문제 등에 관한 26개 요구 사항을 제시한 뒤 강만길 교수 등 해직 교수의 복직을 위한 서명 운동을 벌인다고 말했다.
◇경찰관 부상=부상당한 1백69명의 경찰관 중 69명이 전경 대원이며 이들 중 21명이 경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9명은 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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