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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졸한 한국인형제, 중·일에 비해 너무 뒤떨어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문예회관소극장에서는 이달 초하루부터 닷새동안 연극사상 처음으로 국제인형극제라는 페스티벌이 벌어져서 어린이들과 인형극 애호가들을 즐겁게 했다. 국제규모로서는 초라했지만 세계적 수준의 완연장중제단, 서나신흥각장중제일제단등 2개의 자유중국 인형극단과 일본의 스기노꼬, 히도미좌, 다께노꼬, 도라등 4개의 인형극단이 참가해 동양인형극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수호지』『삼국지』등 중국고전을 인형극화해서 명성을 떨친 역완연인형극단은 원로 이천록씨가 직접 출연하여 중국 전통인형극의 기본동작을 탁월하게 표현해주었고 서나신여각은 설화를 극화한 「무송타호」를 공연했다. 인형극의 원조답게 중국것은 인형의 만듦새에서부터 조종술에 이르기까지 극예술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고전적 의상과 함께 대소도구에 이르기까지 중국고대의 생활과 풍정울 예술적으로 재현해내는데 성공했고, 조종술에 있어서도 호금켜는것이라든가 무예에서 탁월성을 보여주었다. 전통인형극과 근세에 독창적으로 개발한 죠오류우리분라꾸(정요관문악)서 갖고 있는일본인형극은 부통과 현대를 조화시킴으로써 다양성과 함께 인형극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중국와 일본인형극의 공통점은 그 조종술의 뛰어남에 앞서 자기민족 고유의 인간 인간상 창조와 생활풍정을 현대적으로 재현한 것이다. 그리고 인형조종자들의 예술적 감성과 장인적 기예도 돋보이는 것이었다. 가령 오또메불라꾸의 조종자 박상민자라든가 다께노꼬의 부부조종자는 시적 경지에 도달한 느낌을 주었다.
작품 「노 모어 히로시마」라든가 「가사지소」등이 그랬고, 버림받은 아내의자 촌상량자라든가 다께노꾜의 부부조종자는 시적 경지에 도달한 느낌올 주였다.
작품 「노 모어 히로시마」라든가 「가사지소」등이 그랬고, 버림받은 아내의 고독과 슬픔을그린 「담색자여무의」또한 정교한 표현의 극치였다.
중국인형극이 경극에 못지않은 표현기교를 지녔듯이 일본 인형극도 가무기나 능등에 버금갈만한 것이었다.
반면에 이니형극단 어릿광대만 제외하고 전6개단체 전부가 참여해서 보여준 우리인형극은 전통적인 「꼭둑각시놀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스토리 전달에 그치는 수준이하였다. 우선 인형만듦새부터 치졸하여 한국인상은 전혀 창조해내지 못했음은 물론이고 예술적 함축성이라든가 상징성조차 없었다. 그 단순하고 투박한 것은 심미안과 기술의 부족에서 온 것으로 볼수 있다.
이는 조종술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표정 하나 손끝 하나의 움직임에도 예술성을 부여하는 중국, 일본인형극과는 너무나 멀리 뒤처져 있었다. 우리의 인형극인들은 연극미학 수업과 함께 인형제작, 조종술의 기본기부터 익혀야 될것같다.
그점에서 이번 한국인형극제는 자극을 준 유익한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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