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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타격 포함한 4D 작계 … 어떤 무기 어떻게 쓸지 명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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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미가 15일(현지시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작전계획’을 작성키로 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지금까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를 개념적으로만 논의해 왔다”며 “앞으론 공격에 대비한 구체적인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작전계획으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는 지금까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맞춤형 억제전략’이라는 이름으로 논의를 해 왔다. 국방부 당국자의 ‘개념적 논의’란 맞춤형 억제전략을 말한다. 하지만 이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어떤 무기를 어떻게 사용해 무력화할지를 작성하겠다는 뜻이다.

 새로 만드는 작전계획의 명칭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만간 출범하는 한·미 억제전략위원회(DSC)에서 수립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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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당국자는 “DSC는 대북 억제 개념과 군사능력, 행동방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작전계획을 수립한 뒤 한·미 연합훈련 등에 실전적인 적용을 하고 1급 군사비밀인 ‘작전계획 5027’의 부록 형식으로 포함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계 5027의 50은 미국이 사용하고 있는 암호 숫자로 한반도를 뜻하며, 27은 상황에 따른 세부계획을 나타내는 숫자다.

 군 관계자는 “작계 5027은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경우 우리 측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최단기간 내에 반격하기 위해 부대별 임무와 미군의 역할, 증원 절차 등을 담고 있는 전쟁 이행계획”이라며 “하지만 지금까지 작계 5027에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에 대한 대비책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새 계획은 미군의 4D 개념과 한국군이 수립 중인 ‘킬체인(적의 미사일을 탐지해 요격하는 공격형 방어 시스템)’을 보충해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4D는 탐지(detect)와 방어(defence), 교란(disrupt), 파괴(destroy)를 뜻한다. 군사위성이나 정찰기·감청 등을 통해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탐지’하고, 패트리엇 미사일 등으로 공중에서 ‘요격’ 방어를 하며, 미사일을 운용하는 북한의 지휘시설이나 지원시설을 타격해 정상적인 미사일 제어가 이뤄지지 못하도록 ‘교란’하고, 탐지된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와 미사일시설들을 사전에 공격해 ‘파괴’하면서 발사를 막는다는 전략이다. 파괴전략엔 필요할 경우 선제타격도 포함된다.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들여올 경우 이중 방어수단이 추가되는 셈이다.

 4D는 한국군이 2020년대 중반을 목표로 구축 중인 킬체인(탐지-평가-결심-타격) 개념과도 유사하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는 물론이고 주요 운반수단인 탄도미사일 위협까지 고려해 통합적인 관점에서 한·미의 억제와 대응방안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인 억제와 대응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양국의 핵·미사일 공격 대비 작전계획은 미군이 구상하고 있는 미사일방어(MD) 체계 편입으로 해석될 수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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