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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피격다룬 『격추』상권 일서 출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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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동경=신성순특파원】KAL기 격추사건을 둘러싼 미·일과 소련간의 불꽃튀는 정보전· 외교전의 뒷무대를 다룬 다큐멘터리 『격추』(유전방남저)상권이 사건발생 6개월만에 일본서 출판됐다.
83년9월1일 새벽 민간항공기 KAL007기가 소련전투기의 미사일공격을 받고 격추, 타고 있던 승객·승무원 2백69명이 목숨을 잃었다.
소련은 이런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시치미를 떼는 바람에 한 때 서방세계의 매스컴들은 방향을 못잡고 갈팡질팡 했다.
그러나 이날 상오10시 이전에 일본의「고또오다」(후등전정청) 관방장관 (당시)은 이미 「가마꾸라」(겸창절) 내각조사실장으로부터 KAL기가 격추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있었고 하오 1시20분에는 수상집무실에서 「나까소네」(중증근강홍)수상등 4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한 일본정부의 기본정책이 결정된다.
일본정부의 대소전략 시나리오는 첫째 소련에 사실을 인정시키는 동시에 소련 행위의 비인도성을 세계에 호소한다는 것과, 둘째 이번 사건을 어디까지나 일과성인 것으로 처리, 대소관계의 기본을 해치지 않도록 하고 대소 제재를 민간항공분야의 단기간 제재로 한정한다는 것.
「레이건」미국대통령 사건발생 첫 고를 받은 것은 격추 8시간후인 8월31일 하오7시30분 (미서부시간) 휴양지인 캘리포니아의 샌타바바라 목장에서 였다.
그러나 보고 내용은 KAL기가 장시간 헹방불명이라는 사실에 그쳤다. 격추가능성을 보고 받은 것은 그로부터 다시 3시간 후.
그러나 이 시간 전후해서 미국무성에는 이미 일본자위대가 녹음한 『미사일 발사』 『격추』등 소련전투기의 교신기록이 들어와 있었다.
그리고 2시간 후인 1일새벽3시(워싱턴시간) 관계기관의 상급간부회의가 열려 이 사건에 대한 미정부의 정책방향이 결정된다.
미국정부의 기본방침도 일본과 비슷한 것.
저자는 미·일양국이 이 같은 기본전략아래 긴밀한 연락을 취하면서 쥐고 있는정보를 단계적으로 공개, 마침내 소련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도록 몰아가는 과정을 「위기관리」라는 점에 초첨을 맞추어 드러매틱하게 그리고 있다.
하권에서는 007기의 행적등에 얽힌 수수께끼와 심해탐사전쟁등이 다루어질 예정이다.
저자인 「야나기다」씨는 NHK기자를 지냈으며 현재 논픽션 작가, 항공관계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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