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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번째 생일 맞는 허블우주망원경

중앙일보

입력

[사진 미항공우주국]

1990년 4월24일 미국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디스커버리 호가 발사됐다. 이 우주왕복선은 지상 560㎞ 지구 저궤도(LEO)까지 ‘귀한 손님’을 모셨다. 인류가 만든 최초의 ‘우주 천문대’ 허블망원경이었다. 그 후 25년, 이 귀한 손님은 몸값을 톡톡히 했다. 우주를 바라보는 ‘지구의 눈’이 됐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유럽우주국(ESA)의 도움을 받아 만든 허블우주망원경(HST)이 다음주 발사 25주년을 맞는다. NASA가 대대적인 ‘생일 파티’를 준비 중인 가운데, 저명 과학저널 ‘네이처(Nature)’는 1주일 앞선 15일 허블에 대한 장문의 헌사(獻辭)를 바쳤다.

허블이란 이름은 20세기 초 은하와 우주의 팽창을 발견한 미국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에게서 따왔다. 원래 1979년 발사 예정이었지만 예산 압박과 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 폭발사고로 발사가 계속 미뤄졌다. 시련은 우주로 올라간 다음에도 계속됐다. 처음 관측한 우주 사진은 초점이 안 맞았다. 2.4m짜리 주 거울의 결함 때문이었다. 결국 발사 3년 만에 수리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이런 우여곡절을 극복한 뒤 허블이 이룬 업적은 놀라왔다.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이란 사실을 밝혔고(허블 상수), 우주가 점점 더 빠르게 가속팽창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간 허블이 보내온 자료를 토대로 발표된 논문만 1만2800건 이상이다. 이 논문들은 총 55만 회 넘게 인용돼 천체물리학의 역사를 새로 썼다.

과학자들이 허블을 '인류가 만든 가장 생산적인 과학장비'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마리아 리비오는 장수(longevity), 빠른 데이터 공개, 우주인ㆍ과학자ㆍ엔지니어 팀의 헌신 등을 허블의 성공 비결로 꼽았다.

허블은 지금도 매 1시간30분마다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 과학장비로는 환갑 나이지만 엄연한 현역이다. ‘후계자’ 격인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은 3년 뒤인 2018년 발사 예정이다.

김한별 kim.hanbyul@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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