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게 우리일로 떠들썩해 질테니 피해 없도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최은희 녹음내용
큰형!
큰형님!
무슨 말부터 어떻게 해야 좋을지….
이 못난 동생 때문에 얼마나 심려를 하셨어요.
형! (울음)
이 테이프는 될 수 있으면 아이들은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큰형!
이 못난 동생이 어머니 돌아가신 후에 큰형을 어머니대신 모시려고 했는데….
내가 할말은 많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형님!
작은 형님도 건강하신지?
경옥이, 경만이, 모든 집안식구들 이름이라도 다 불러보려고 합니다.
이름을 안 잊어 버리기 위해 거의 날마다 집안식구들의 이름을 한번씩 써 봤어요.
그리고 형님!
큰 어머니께서는 돌아가셨을 줄 믿습니다.
불쌍하신 이모님은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아직 생존해 계신다면 큰형님이 이모님을 잘좀 보살펴 드려주십시오.
제가 있으면 이모님을 모시려고 마음을 먹었었는데 큰형님께서 잘좀 보살펴 드리십시오.
그리고 나는 신감독하고 잘있읍니다.
신감독하고 다시 만나서, 그리고 그 애 낳았다는 오수미가 결혼을 한 모양인데 아이들이 둘이 있잖아요.
아무래도 신감독하고 나하고는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그런 사이니까, 그 애들한테도 형님께서도 아직 어린 아이들이니까 관심을 좀 돌려 주셨으면 좋겠어요.
형님!
그럼 항상 몸 건강하십시오.
▲신상옥 녹용내용 (형 신태선과 오수미에게)
지금 우리가 녹음하고 있는 것은 자기이야기도 그렇게 말하지만 큰 언니나 작은 언니 두사람, 경옥이까지 세사람, 그리고는 일체 들려주지 말고 알려주지 마십시오. <이상은 연결이 잘 안되는 부분임>
4∼5월 이후에는 하여튼 우리일이 한번 더 떠들썩하게 될 것 같으니까 피해보지 않게 처리할 것 다 처리하시고 그 전에 나를 만나러 나와주셔야 겠는데 지금 그쪽 형편도 잘 모르겠고 형님은 밖에 나오실 수 있는지, 그것도 잘 모르겠읍니다.
나오실 수 있으면 나와 주시고요, 또 초청장이 필요하다든가 하면 지금 편지를 가지고 간 사람에게 자세히 편지를 써서 부탁을 하세요. 해결해 드리겠읍니다.
그렇게 아시고 꼭 나오도록 하세요.
형님이 못나오면 명길이를 내보내든가, 하여튼 누구든지 꼭 내보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만일 나가실 수 있으시면 내가 따로 적어준 사람이나 지름 인편으로 간 청년한테 전화하십시오.
그러면 금방 나하고 연락이 될 수 있읍니다.
그리고 일본에 못가시고 홍콩으로 집접 가시게 될 경우그 때도 확실히 홍콩에 있을 날짜, 출발날짜, 거기 체류날짜 이런 것은 홍콩에 가서 일본에 있는 「구사가베」라는 사람한테 전화를 해주시면 그 사람이 나하고 만나게해 줄 수도 있읍니다.
그렇게 아시고 하여튼 나는 못만난다 하더라도 다른분을 만나면 나를 만난거나 마찬가지가 될수 있게, 하여튼 수배하겠읍니다.
요즘부터 그쪽 사정을 좀 알게 되었읍니다.
「구사가베」라는 사람, 형님 아시겠네요. 유명한 영화평론가인데 그분 편에 이 녹음을 보내서, 다시 인편에 보내서 지금 형님전에 닿게하고 있는 것입니다.
옛날 『춘향전』, 이 시나리오 아마 지금 어디있을지 몰라도, 정기사한테 이야기해서 얻어질지도 모르겠읍니다.
그리고『고리아스』시나리오, 그리고 『레만호에 지다』 라는 시나리오가 있읍니다.
이건 수미네 집에 있을 때 내가 거기에 두고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순신과 7년전쟁』이라는게 있습니다. 그 때 내가 이순신을 찍으려다 중단한 책이오. 그리고『조선총독부』 『와룡선생 상경기』옛날 것이 있으면 좋겠는데 옛날 시나리오가 있을는지, 이런거 한번 알아봐 주시고요. 그리고 거기서 한 『팔도강산』 전·후편이 있으면 좀 얻어 주십시오.
이것도 남한테 빌더라도 후에 말썽안나게 복사하는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려던 『홍길동전』, 최금동이라는 분이 옛날에 쓴 『광주학생사건』이라는게 있습니다. 이것은『이름없는 별』이라는 것인데 이것도 좀 빌어달라고 해서 복사해서 보내십시오.
그리고 언재 일본미술가들이 나한테 와서 일을 하기위해 오는 도중에 조선에 들러 도움을 청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여러가지 그 뭡니까, 풍경이라든가 이런거 창덕궁에 들어가서 골동품이라든가 이런것을 찍어와야 되거든요.
여기서 일을 하려면 그런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그렇게 될 경우 명길이 통해서 좀 안내해주든가 그렇게 좀 해주십시오. 그리고 이 사람이 가는데 뭣을 좀 사오라고 부탁한게 있습니다. 『갓』이오, 대갓이, 대갓이 없으면 보통 갓이라도 좋으니까 한 여남은개 사오는데 도움을 좀 주십시오.
내가 여기서 은희사진 한장하고 내사진 한장, 그리고 가져올 책들 재목 같은 것을 혹시 잊어 버리실까 메모를 써서 그렇게 보냅니다.
그럼 내가할 이야기는 그만하고 수미한테 몇마디 하겠읍니다.
소식듣고자해서 요즘 MBC-TV도 내가 보고 있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와 있다는 이야기 여기서 일한다는 이야기 이런 것이 내년4월 내지 5월, 자연히 알려지게 된다.
어린아이들이 지금은 좋은데, 앞으로 네 자신의 생활에 혹시 지장을 줄지 모르고 그래서 아이들 장래를 위해서도 미국에 보내서 공부를 좀 시키고 싶다.
5월쯤에 양자로 해서 내친구 알지, 그 김인환이란 분, 그분한테 맡기면 아이들은 잘자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