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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작품이 되다… 중앙일보·서울시 '좋은 간판' 시상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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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금상을 받은 박흥순(왼쪽)씨가 이명박 서울시장(왼쪽에서 넷째)과 송필호 중앙일보 대표(왼쪽에서 둘째) 등에게 수상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서울 도심의 간판 문화가 판류형에서 문자형으로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점포를 압도하는 거대한 패널 위에 커다란 글자가 가득한 판류형 간판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이제는 패널을 없애고 대신 작은 글자만 남긴 문자형 간판들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16회 '서울시 좋은 간판' 시상식은 그런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서울시 좋은 간판 공모는 중앙일보와 서울시의 공동 주최 사업이다. 자치구의 1차 심사를 거쳐 본심에 올라온 136점 중 금.은.동.장려상으로 각각 선정된 11개 '작품 간판'의 사진들이 이날 시상식장 한쪽에서 전시됐다. 그중 유난히 문자형 간판이 눈에 띄었다.

금상인 중앙일보상을 받은 강남구 청담동의 유.아동복점 '사과반쪽'의 간판이 대표적이다. 패널을 없애고 '사과반쪽' '1/2 APPLE' 등 숫자와 한글.영문 글자 등 밝은 색의 문자만을 남겼지만 가게 앞면 건축 마감재의 짙은 색과 대비돼 간판은 오히려 인상적이다. 심사위원장인 이화여대 김현중 교수(디자인학부)는 "간판의 각 요소들을 가게의 앞면.쇼윈도 등과의 관계를 고려해 오른쪽으로 쏠리도록, 비대칭적으로 배치한 점도 차별화된다"고 평가했다.

강남구 신사동의 가구소품점 '장식가게고리'의 간판 역시 문자형이다. '장식가게고리'는 "글자가 크지 않으면서도 서체가 읽기 쉽고 색깔이 현란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동상을 받은 서대문구 창천동의 분식점 '허브, 감탄'의 간판도 문자형이다.

한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정식집 '가야랑'은 원목 재질의 간판이 가게 입구를 겸하도록 한 독특한 발상으로 은상을 받았다. 간판 제작사인 에스디나인의 구승모 대표는 "요즘 간판은 단순한 손님끌기용이 아니라 상징성을 띤 일종의 조형물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동상을 받은 서대문구 충정로 3가의 전통찻집 '하늘이슬'은 간판이 가게 벽면에서 입체적으로 튀어나온 유럽식 돌출형 간판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명박 서울시장과 송필호 중앙일보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수상작들은 7~8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전시된 뒤 9일부터는 각 자치구에서 순회 전시된다. 이 시장은 격려사에서 "서울숲 조성, 청계천 복원만으로는 모자란다. 간판이 바뀌어야 서울이 아름다워진다"고 말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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