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연대, 덕수궁 훼손 '프라하의 연인' 검찰에 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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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시민단체인 문화유산연대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제작팀이 촬영 중 덕수궁 돌담을 훼손한 것과 관련해 7일 SBS(사장 안국정)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이 단체는 미리 작성한 고발장에서 "제작진은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한 규정을 무시하고 촬영을 강행, 문화재를 훼손했다"며 "방송사 측이 뒤늦게 원상복구를 약속했으나 이에 대한 사법적 처벌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화유산연대 관계자는 "문화재는 한번 훼손되면 영원히 본모습을 잃게 된다"며 "이번 고발을 통해 방송사들의 무분별한 궁궐 촬영 관행에 일침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드라마 제작진은 주인공 김주혁이 여주인공 전도연에게 프러포즈하는 장면을 촬영키 위해 100여m에 이르는 덕수궁 돌담에 '사랑한다'고 적은 종이 수백 장을 접착제로 붙였다.

촬영 뒤 제작진은 끌과 드라이버로 종이를 긁어냈고, 그 결과 담벼락 수십 군데가 훼손됐다.

덕수궁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훼손된 담벼락은 대한제국(1897~1910) 때의 원형을 유일하게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외벽을 포함한 덕수궁 일원은 사적 124호로 지정된 국가지정 문화재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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