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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실] ④ 초등 고학년 학생 스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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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부산 백산초 교사

"학원 다니느라 바빠서 책 읽을 시간이 없어요." "책은 재미없어요. 시간 있을 때는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만화책을 봐요."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이와 싫어하는 어린이로 분명히 나뉜다. 게다가 저학년 때까지는 책을 좋아했던 어린이도 고학년이 되면서 책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부족한 데다 흥미를 잃어서다. 책과 좀 더 친해지기 위해 초등학교 고학년 어린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해 알아봤다.

먼저 책 읽기를 싫어하는 어린이의 경우. 그림책이나 이해하기 쉬운 책부터 다시 읽어본다. 두꺼운 책, 어려운 책만이 좋은 책은 아니다. 한 권의 얄팍한 그림책이라도 읽고 나서 가슴속이 뭉클해지는 감동과 재미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한 책 읽기다. 실제로 '오른발 왼발', '리디아의 정원', '내 짝꿍 최영대' 등 웬만한 소설책보다 더 깊은 감동을 주는 그림책이나 저학년용 도서가 수없이 많다.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도서실에 자주 가서 책 읽는 분위기를 접해 보자.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를 때에는 주저하지 말고 사서 선생님께 내 수준에 맞는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

책은 싫지만 컴퓨터는 좋다면 컴퓨터를 통해 책을 만나보자. 전자책을 읽거나 독서를 주제로 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방문해 보자. 타자 연습을 할 때 동화책의 내용을 입력하거나 책 읽기를 주제로 채팅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인터넷 독서토론방을 찾아 글도 남겨 보자.

다음으로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이의 경우. 주제가 있는 책 읽기를 해 보자. 이것저것 아무 책이나 읽을 것이 아니라 우정, 전쟁, 환경 등의 주제를 정하여 책을 읽거나 권정생, 미하엘 엔데 등 작가별로 책을 찾아 읽고 작품을 서로 비교해 보자. 책을 읽은 후 가슴속이나 머릿속에 남아 있는 무언가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해 보자. 편지, 신문기사, 인터뷰 기사, 삼행시, 마인드맵 등으로 나타내기나 다른 갈래로 바꿔 쓰기, 만화 그리기, 퀴즈 만들기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꾸준히 남긴 독서기록은 평생 간직할 재산이 된다.

독서 감상문 대신 독서 비평문을 써보자. 줄거리와 느낀 점 위주의 독서 감상문이 아니라 작가의 의도, 책의 주제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고 비평문 형식으로 정리해서 써 보자.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김진영 부산 백산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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