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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휴가 후 퇴직 68%가 "육아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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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세 달간의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의 최정현(26.네트워크사업부)씨는 점심시간이면 모성보호실로 가 젖을 짜 냉장고에 보관한 뒤 퇴근할 때 갖고 가 아이에게 먹인다.

태평양은 본사 옆에 어린이집을 개설하고 본사 2층에는 여성휴게실을 마련했다. 어린이집의 모든 교육 프로그램은 회사 게시판을 통해 부모에게 전달된다.

한국에서도 이처럼 육아 지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출산휴가를 법에 정해진 90일에, 본인이 원할 경우 30일을 추가하고 있다. 육아휴직도 최근 1년간 출산한 여직원의 71.8%가 썼을 정도로 회사가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다. 이 같은 모성보호 정책에 힘입어 이 회사의 기혼 여성 숫자는 2003년 359명에서 2005년 현재 765명으로 늘었다.

그러나 국가 전체적인 수준에서는 미흡하기 그지없다. 올 초 노동부가 여성 근로자의 영아보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산전.후 휴가를 받은 직장 여성의 12.9%가 퇴직했으며, 이들 중 68%가 아이를 키우는 어려움을 퇴직 사유로 제시했다.

여성근로자가 300명 이상일 경우 보육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나 징벌 규정이 없어 실제 이를 지키는 기업은 많지 않다. 노동부가 올 6월 대상이 되는 254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57곳(22%)만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보육시설 중 직장보육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전체 보육시설의 20%, 독일은 11% 정도를 직장보육시설이 차지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 미국.독일.일본 = 이영렬(팀장), 이현상.장정훈.홍주연 기자(이상 산업부), 신인섭 기자(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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