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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oseUp] 실용 살아있는 디자인 용인 민속촌서 배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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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그는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디자인 선진국의 디자인 실력을 10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국가별 디자인 순위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대신 그는 글로벌 기업들의 디자인 실력을 "애플이 최고이고, 소니는 하락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애플과 소니의 중간 정도"라고 평했다. 그는 '디자인 코리아 2005' 행사 중 하나인 '디자인 코리아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모리슨은 "일반인들은 디자인이라고 하면 흔히 '패션 디자인'만을 생각하지만 일상적인 모든 게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양만을 강조하는 디자인은 허울뿐(superficial)이라고 강조했다. 제품을 사용할 때의 느낌이나 실용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컨트롤러'의 역할을 해야 제품 디자인이 경쟁력을 가진다고 했다. 그는 "디자이너가 엔지니어와 마케팅 담당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고 최종 상품화 단계까지 조율작업을 계속해야 하는데, 스케치 하나만 던져버리고 제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디자이너가 많다"고 꼬집었다.

모리슨이 디자인한 커피메이커.

모리슨은 한국 디자인 업계에 "용인 민속촌에 가 봐라"고 조언했다. 그는 "옛날 한국 사람들이 제품의 본래 용도를 잘 살리는 등 더 실용적인 디자인을 했다는 점에서 아주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겉만 번지르르해 낭비가 심한 현대 디자인이 놓치고 있는 것을 옛것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리슨은 2003년부터 삼성전자와 디자인 분야에서 공동작업을 벌이고 있다. 4월 국내 일부 언론이 모리슨이 디자인한 로웬타 주방가전 '커피메이커'를 삼성 이건희 회장이 보고 극찬한 것이 계기가 돼 모리슨과 삼성이 연간 계약을 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모리슨은 "삼성과의 작업은 이미 2년 전부터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과 이미 5개의 프로젝트를 마쳤다고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기 위해 모리슨 같은 거장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접목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1959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모리슨은 영국의 킹스턴 폴리테크닉 디자인 스쿨과 왕립미술학교(RCA)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자기 이름을 딴 디자인 회사를 운영 중이다.

글=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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