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독가스개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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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런던UPI=연합】이라크가 최근 이란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독가스를 사용했다는 보도로 세계는 바야흐로 화학무기 경쟁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무성은 이라크가 살갗이 타들어 가도록 만드는 가스탄과 화학탄을 이란군 진지에 투하했다는 이란측 주장이 있고 나서 이란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는 이란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으나 이라크군 사령관들이 종래 이란군을 격퇴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해 왔고 군사전문가들도 이라크가 치명적인 가스탄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이라크의 주장은 신빙성이 없는 것같다.
이디오피아에서도 정부군이 게릴라들을 소탕하기 위해 신경가스 사용을 시도하고 있다고 에리트리아 반정부군들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비단 이 뿐만 아니라 독가스 사용금지를 위한 국제협약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동안 화학또는 생물무기들이 여러곳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이번 이란-이라크전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화학무기는 가스가 몸에 닿으면 물집이 생기고 살갗이 벗겨져 문들어지며 호흡기로 들어가 폐를 상하게 하는 머스타드가스(겨자탄) 다.
이 독가스는 1차대전 때 광범위하계 사용돼 교전쌍방이 1백만명이상 부상했고 그 가운데 약10%는 죽거나 치명상을 입었었다.
이와 같이 가공할만한 결과에 놀란 세계40개 국가들은 1925년 『전시에 질식가스·유독가스·생물무기등의 사용을 금지』하는 제네바 의정서에 서명했는데 이란과 이라크도 이 협약을 인준한바 있다. 그러나 이 협약은 이 같은 생화학무기의 개발 및 비축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
화학무기 분야에 있어 1차대전 때 사용됐던 머스타드가스, 수소사이어나이드가스, 포스겐가스, 염소가스, 루이사이트가스등은 현대과학적 방법으로 생산되는 수 많은 고성능 화학무기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최근 개발된 신경가스들은 머스타드가스에 비해 무려 수천배나 강력한 것으로 바늘 끝 정도의 극소량만 마시거나 피부를 통해 흡수하게 되면 즉사하게 된다.
영국의 한회사는 살충제를 개발하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운데 가장 치명적인 물질인 VX라는 유독물질을 개발하기도 했는데 「머피」교수는 신경가스가 사실상 초강력살충제와 다를바 없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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