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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세혁은 누구] 국내 최고 '공격형 수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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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오른손 셰이크 핸드 수비 전형인 주세혁은 국내 남자 탁구 선수 가운데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한다.

탄탄한 수비 실력을 바탕으로 랠리를 이어가다 기습적인 공격을 퍼붓는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이 특징이다. 그러나 수비 선수는 아시아권, 특히 중국 선수에게 약하다는 고정 관념 때문에 그동안 이렇다 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번 대회 8강 이내에 든 선수 가운데 유일한 수비 전형이었지만 결승전에서 베르너 슐라거(오스트리아)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주세혁은 그동안 철저한 무명 선수였다.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에 대표로 출전했지만 단체전 예선에서 약체 몽골과의 경기에 딱 한 차례 출전한 것이 전부였다. 당시 유승민(삼성카드)이 남자 복식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을 면제받은 반면 주세혁은 단체전 준우승에 그치는 바람에 군 면제의 꿈도 물거품이 돼 지난 2월 말 한달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상무에 입단했다.

주세혁은 대광고 2학년이던 1997년 2억원의 몸값을 받고 대우증권에 입단했다. 유승민과 함께 한국 탁구의 미래를 이끌 재목으로 꼽혔지만 팀 선배였던 김택수와 오상은의 그늘에 가려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았다. 국제 대회에서는 지난해 일본 오픈에서 준우승한 것이 최고 성적이고, 국내에선 98년 종별선수권에서 우승한 것이 전부다.

1m80㎝의 큰 키에 포핸드 공격이 뛰어나다. 대부분 수비 전형 선수는 공격과 수비의 비중이 3대7인 데 비해 주세혁은 이번 대회에서 득점의 절반 가까이를 공격으로 따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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