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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희망 보여준 kt 박세웅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kt 미래의 에이스 박세웅(20)은 씩씩했다. 졌지만 박수를 받기에 충분한 투구였다.

박세웅은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등판해 5이닝 6피안타 5탈삼진 4볼넷 3실점했다. 팀이 2-3으로 지면서 데뷔 첫번째 등판인 1일 삼성전(5이닝 4피안타 4실점)에 이어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경기 전 "수비와 야수들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던 조범현 kt 감독의 기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세웅은 1회 1사 뒤 조동화와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내줬다. 그러나 브라운을 삼진으로 잡았고, 포수 용덕한이 3루 도루를 시도한 조동화를 잡아내면서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는 삼자범퇴. 하지만 kt 타선은 박세웅에게 리드를 안겨주지 못했다. 1회부터 3이닝 연속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냈지만 적시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오히려 수비 실수가 나오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3회 2사 1루에서 SK 조동화가 친 뜬공은 우중간을 향해 날아갔다.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을듯한 공. 그러나 중견수 배병옥과 우익수 김사연이 콜플레이를 하지 못하면서 겹쳤고, 김사연이 공을 잡았다 떨어트렸다. 그 사이 1루주자 김성현을 홈을 밟았다. 기록상 2루타였지만 실책에 가까운 플레이였다.

5회도 아쉬웠다. 4회까지 73개의 공을 던진 박세웅은 5회 들어 제구력이 흔들렸다. 선두타자 이명기에게 안타를 맞은 뒤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다. 최정은 거르다시피한 볼넷. 브라운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박정권에 다시 볼넷을 줬다. 2사 만루. 박세웅은 이재원을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까지 몰고 가면서 위기를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러나 7구째 몸쪽으로 찌른 회심의 공을 이재원이 절묘하게 밀어쳤고, 타구는 1·2루간을 갈랐다. 2타점 적시타. 박세웅이 던진 이날 100번째 공이었다. 결국 박세웅은 임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한 뒤 6회 장시환과 교체됐다.

하지만 박세웅의 투구는 훌륭했다. 투구수 106개 중 스트라이크가 53개로 적긴 했지만 5이닝 5피안타 1실점한 SK 에이스 김광현(27·SK)과의 맞대결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내용이었다. 직구(48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4㎞에 그쳤지만 슬라이더(19개)와 체인지업(38개)도 효과적이었다. 이효봉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재원에게 안타를 맞은 공도 몸쪽으로 잘 붙였다. 이재원의 타격이 좋았던 것이다. 아직 어린 투수인데도 관록이 느껴진다.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박세웅은 "지난 경기 실점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볼 개수가 많아지고 사사구가 늘어나면서 실점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부졳한 점을 메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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