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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차이나] 이란핵협상 타결과정서 중국의 역할과 북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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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이란핵협상이 타결됐습니다. 6월 말까지 세부 사항에 대한 협상 과정이 아직 남아있지만 ‘경제 족쇄’와 ‘핵 족쇄’를 맞바꿈하겠다는 이란과 P5+1의 의지는 변하지 않을 전망입니다. 협상 타결로 이란은 정상국가화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더불어 중동의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부상으로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의 다윗 이스라엘 사이의 주도권 싸움도 새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핵협상은 이란과 P5+1 사이에 이뤄졌습니다. P5+1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과 독일을 일컫는 말입니다. 여기서 P는 강대국(Powers)의 약자입니다. G20(Group of 20, 주요 20개국), G7(주요 7개국), G2(주요 2개국)과 비슷한 명명법입니다. P가 국제 정치를 강조하는 용어라면 G는 국제 경제 측면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핑차이나’는 이번 이란핵협상에 참여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현안인 북한핵문제 협의 기구인 6자회담 의장국입니다. 중국의 스탠스는 북핵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엿볼 수 있는 핵심 변수이기도 합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협상 달성 다음날 ‘이란핵문제 담판 중요 컨센서스 달성/중국은 예정대로 최종 타결이 달성되도록 건설적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제목의 기사를 3면 오른쪽 하단에 실었습니다.

기사 중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협상 중 제시한 4가지 견지 원칙에 시선이 모아집니다. 바로 ▶정치 우선(政治引領) 견지 ▶면대면 원칙(相向而行) 견지 ▶단계별 대등 원칙(分步對等) 견지 ▶일괄 타결(一攬子解決) 견지입니다. 전쟁이 아닌 타협, 단독 언론 플레이가 아닌 면대면 접촉, 최종 목표까지 단계를 나눠 상호주의에 입각한 실천, 부분 타결이 아닌 일괄타결을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국제문제를 다루는 중국의 독트린입니다. 다음은 인민일보 기사 요지입니다.

4월2일 이란과 이란핵문제 6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은 여러 차례 밀집 회담을 가진 끝에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가 스위스 로잔에서 이란핵문제 연합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이란핵문제 협상은 상호 주요 문제에 대해 포괄적인 해결방안을 찾았으며 즉시 문안 기초 작업에 착수할 것을 선포했다. 연합 성명에는 다음 내용을 담았다.

이란은 장차 원심분리기 수량을 줄이고 핵설비와 우라늄 농축능력, 핵재료 저장고를 제한하고 이란 핵 프로젝트 연구는 양측이 모두 동의하는 범위 안에서 시행한다. 만일 이란이 관련 결의를 충분히 시행한다면 미국과 유럽연합이 이란에 대해 시행중인 경제제재 및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한 관련 제재결의는 해제가 가능하다. 이번 포괄적 협의에 근거해 이란의 핵프로젝트는 엄격한 제한을 받게된다. 이란은 장차 원심분리기 총수의 3분의 2를 멈추고, 원심분리기 수량은 5060개로 감축한다. 또한 15년 안에 저농도 농축우라늄의 수량을 현 1만㎏에서 300㎏으로 감축한다.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중국은 이란핵문제 협상에서 중요 컨센서스를 달성한 것을 환영하며 이는 전세계에 ‘굿 뉴스’라고 말했다. 6개국과 이란은 모두 꾸준히 노력했으며 다음 최종 타결을 위한 견실한 기초를 닦았다고 생각한다. 약 일 년 동안 중국은 담판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여러 차례 건설적 방안을 제시했다. 각종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다.

왕이 부장은 이란 핵문제 외교장관 회의를 마치기 전에 4가지 주장을 제안했다. 바로 ▶정치 우선(政治引領)) 견지 ▶면대면 원칙(相向而行) 견지 ▶단계별 대등 원칙(分步對等) 견지 ▶일괄 타결(一攬子解決) 견지 방안이다. 이는 협상이 컨센서스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왕이 부장은 최종 타결에는 아직 또 한 차례의 협상이 필요하다며 중국은 쌍방이 지금 달성한 성과를 소중히 여기고 더 많은 유리한 조건을 누적하고, 나타날 수 있는 각종 간섭을 배제하고, 역사적인 진전을 완성하기 위해 굳건히 협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왕이 부장은 미국 케리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중국과 미국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를 유지 보호하는 데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쌍방은 이란핵협상에서 양호한 소통을 계속했으며 미·중관계의 바른 에너지를 덧붙였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중국은 장차 미국을 포함한 쌍방과 긴밀히 협조해 예정대로 최종협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 수행할 것이다.

모게리니 대표는 지금은 결정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 백악관 특별 성명을 통해 1년여 “어렵고 원칙 있는” 외교담판을 거쳤다며 이란핵문제 6개국과 이란이 포괄적 해결방안에 합의한 것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시에 만일 미국 의회가 전문적인 분석을 통하지 않거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이번 타협안을 방해한다면 미국은 장차 외교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이란 핵문제가 촉발할 충돌 가능성 역시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더글라스 팔 부원장은 인민일보 기자에게 “포괄적 타협안 마련은 좋은 출발”이라며 “계속해서 최종 타결을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을 포함한 각국은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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