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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레이더로 미국은 연기 피워 파손 하수관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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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연기를 이용한 스모크 테스팅으로 하수관 파손 여부를 확인하는 모습. [사진 미 매사추세츠주 데덤시]

도로 함몰·싱크홀 사전 탐지 작업에는 다양한 첨단기술이 동원되고 있다.

 일본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동공(洞空·텅 비어 있는 공간) 탐지에 쓰이는 GPR 장비다. GPR은 지표면 투과 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ar)의 줄임 말로 컴퓨터단층촬영(CT)과 유사하다. 좁은 지역의 지하 공간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GPR은 지표면에 전자파를 쏜 다음 수신한 반사파를 분석해 동공이나 지하 균열을 확인한다. 전자파는 모래나 자갈 등 서로 다른 성분의 경계면에서 반사되는데 이를 지하 공간 점검에 응용한 것이다. 최대 탐지 깊이가 10m 이상인 장비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석촌지하차도 동공 발생 후 차량용 GPR 2대를 도입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문제는 장비를 들여와도 분석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동공 사전 탐지 작업에 있어서는 GPR 결과 분석이 핵심”이라며 “장비 구입도 중요하지만 전문 인력 양성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도로 함몰 주원인으로 꼽히는 노후 하수관 파손을 확인하는 신기술 도입도 검토 중이다. 바로 스모크 테스팅(Smoke Testing)이란 탐지 기술이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우선 맨홀 하나를 정한 뒤 이를 통해 무취·무독성 연기를 하수관에 불어 넣는다. 연기는 맨홀과 연결된 하수관 등을 타고 다니다 다른 맨홀 등으로 분출되는데 이때 연기가 빠져나오지 않는 곳의 하수관은 파손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연기를 불어 넣은 맨홀을 중심으로 반경 200m 구간의 하수관 파손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송파구 석촌동 등 충적층 분포 지역이나 노후 하수관 밀접 지역에 적용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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