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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과 정동영의 난타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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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을 지역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전 의원과 새정치연합 사이의 난타전이 31일 격화됐다.

새정치연합의 4·29재보선 선거기획단장인 양승조 사무총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이 그동안 몸담았던 정당을 이제와서 기득권 세력이라고 낙인찍고 있다”면서 “누구를 비난하고 책임을 물을 위치가 아니라 최고로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당사자가 유체이탈화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 사무총장은 “다른 분은 몰라도 정 전 의원의 인지도는 지난 수십년 간 우리 당과 당원들이 피와 땀으로 만들어준 것”이라며 “그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친정에 깃발을 꽂는 것이 어떻게 명분을 얻겠냐”고도 했다. 이어 “지금 제1야당은 변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피하지 않겠다”며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기지 않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매겠다”고 다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책회의가 열린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양승조 사무총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김경협 수석사무부총장도 정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을 “‘너도 죽고 나도 죽자’며 친정집을 향한 자살공격”이라고 규정하며 “공격대상이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무능정권'이 아니라는 점이 정말 답답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은 전면전에 앞서 정 전 의원의 자살공격부터 넘어야 하는 시련을 앞두고 있지만 그 시련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민들의 대대적인 투표 참여로 충분히 극복하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 전 의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지금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 앉아있는, 몸이 무거워서 날지도 못하는 기득권 정치인은 먹새 정치인이냐”며 반박에 나섰다. 정 전 의원은 “하나의 노선을 가는 정치인, 약자와 서민을 지키는 노선을 가는 정치인, 그런 철새 정치인이 당내에 있으면 데려와보라”면서 “저는 정확한 노선으로 날아가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에게 묻는 것은 정치노선이지 지역이 아니다”며 “(선거는) 나라의 일꾼, 나라의 심부름꾼을 뽑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가치를 지니고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국민모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왔지만 재보궐 선거에 내보낼 국민모임 후보를 제대로 물색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변명을 드리자면 보궐 선거는 짦은 기간에 신인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신인의 무덤으로 불린다”며 “내년 총선에는 국민모임이 30대, 40대, 50대 신진들, 젊은 사람들을 대거 출진 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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