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동신문, "애 못 낳는 녀자가 밤마다 룡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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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신문이 31일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박을 비판하며 “아이 못 낳는 녀자가 밤마다 룡꿈을 꾼다”는 말을 인용했다. “남조선 집권자”라고 표현하며 박근혜 대통령까지 거론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못한(politically incorrect)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연일 “국제화”를 강조하고 있는 시점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듯한 봉건주의적 사고를 드러낸 셈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대결광의 파렴치한 북비핵화 타령’ 제하 글에서 “남조선집권자가 뚱딴지같이 북비핵화 나발을 불어댄 것을 보면 정말 가련하기 그지없다”며 “그런 것을 보고 아이 못 낳는 녀자가 밤마다 룡꿈을 꾼다고 한다”고 썼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달 내내 연일 체육 및 제빵 기술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주문하며 국제화를 강조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북 전문 학자는 “북한 특유의 레토릭(rhetoric·수사)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여성비하적 발언”이라며 “상식적일뿐 아니라 21세기 국제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노동신문은 한편 이 글에서 핵을 “만능의 보검”으로 표현하며 비핵화 의사가 없음을 못박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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