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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황제관광' 즐긴 대학교수 등 적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울산의 한 대학교수 박모(43)씨는2012년 10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했다. 1인당 1100~1800달러를 내면 필리핀 현지에서 성매매 관광을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을 홍보하는 사이트였다. 3박5일 코스를 선택한 그는 낮에는 해양레저 등을 즐기고 밤에는 성매매 여성을 만났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1일 필리핀 현지에서 성매매를 포함한 속칭 ‘황제 관광’을 즐긴 혐의로 성매수 남성 55명을 적발하고, 현지 브로커 김모(4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 거주하는 브로커 김씨는 2011년 5월부터 2013년 6월까지 ‘필리핀 밤 문화 체험’, ‘세부 황제관광’ 같은 카페와 웹사이트를 개설한 뒤 남성 1인당 1100~1800달러를 받고 필리핀 유흥업소 종업원과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다. 이 기간 동안 김씨는 성매수 남성 55명으로부터 6만4150달러(한화 약 7100만원)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가 차단될 것을 대비해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을 사이트 회원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에게 돈을 입금하고 필리핀에 간 한국인 관광객들은 낮에는 해양레저와 골프 등 관광을 즐기고, 밤에는 김씨로부터 소개받은 여성과 성매매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일부는 대학교수, 회계사, 대기업 직원 등 고소득층이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조중혁 국제범죄수사대장은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필리핀 황제관광 등은 대부분 성매매와 연계한 상품일 가능성이 크다”며 “다른 사이트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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