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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기초의학자 고갈, 이대론 안된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정부는 바이오 미래전략을 펼치기 위하여 필요한 융합중개연구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집중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융합중개연구의 주요 인프라를 담당해야 할 의사 기초의학 연구자는 고사 직전이다.

의사 기초의학 연구자 양성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은 뭘까. 대한의학회 이혜연 기초의학이사는 “기초의학자 육성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표준화된 수련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기초의학종합평가를 의사국가고시응시 자격시험으로 제도화해 기초의학교육의 기본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의학회는 지난해 12월까지 약 15개월 동안 기초의학 육성안을 위해 결성된 대한의학회 TFT를 꾸려 기초의학 현실을 분석했다. 이혜연 이사는 "결과는 심각했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갖춘 연구 분야 인력이 문제이기 전에 의학교육의 바탕이 무너질 만큼 기초의학 분야의 인재 고갈이 시급했기 때문이다.

해부학, 생리학, 약리학, 미생물학, 생화학, 기생충학과 같이 전문의 제도가 없는 6개 기초분야의 교수 중 의사비율은 평균 50% 내외다. 15년 내에 의사기초의학자의 3분의 2인 323명이 은퇴한다. 현재 45세 미만인 의사교수는 전국을 합쳐 60명을 넘지 않는다. 6개 분야를 합쳐도 젊은 기초의학교수는 학교당 평균수가 2명도 되지 않는다. 이혜연 이사는 “앞으로 기초의학 교육은 누가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학문의 기본을 외면하고, 의사들을 우수한 교육자, 우수한 연구자로 양성할 시스템을 버리고 있다. 그나마 기본적인 교육을 할 기초의학교수까지 고갈되고 있다. 이혜연 이사는 “우리나라 임상의학과 바이오산업의 생존 능력까지도 말살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해결하려면 의과대학과 의전원의 많은 과학영재들을 일찍 의과학자로 자리 잡도록 하는 일을 모든 대학이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 이혜연 이사는 “더 이상 과학고를 2년 만에 마친 수재가 의과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최연소 진료의사가 되었다는 것이 대단한 기사거리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능력을 폭발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의과대학 재학생 중 인재를 선발해 육성하는 기초의과학자 육성지원 정책이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혜연 이사는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의과학자 육성에 가장 시급한 것은 기초의학자 육성 프로그램을 정비하고 표준화된 수련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화된 수련시스템과 인증제도는 앞으로 임상의학을 전공하다가 기초의학으로 전환을 하는 인재, 임상수련과정에서 기초의학과 교류가 필요한 인재, 세부전공의의 연구능력 함양을 위한 수련시스템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기초의학 교수들도 기초의학이 임상의학과 괴리되지 않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은 우선 내부에서 기초의학과 임상의학의 시너지와 융합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두 분야의 전문가들의 토론과 수다, 세미나가 끊임없이 열리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성장한 기초의학전문의들의 재미있는 강의는 많은 의학도들을 성큼 의과학자의 길로 들어서게 할 것이다.

이혜연 이사는 “피지션-사이언티스트와 같은 제도가 여성과 군필자를 대상으로도 운영돼 더 많은 임상의사가 의과학자의 길로 유도되고, 기초와 임상의 거리를 좁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했다. 기초의학종합평가를 의사국가고시응시 자격시험으로 제도화하여, 기초의학교육의 기본적인 기준을 만들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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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tia@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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