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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VS문재인, 성남에서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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左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右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 뉴시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7일 나란히 경기 성남중원을 찾았다. 오는 4·29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와 새정치연합 정환석 후보가 출마한 지역이다. 두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며 소속 당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성남시 중원구 아이컨벤션 웨딩홀에서 열린 ‘4·29 재보선 필승을 위한 성남·광주지역 핵심 당원 연수’현장을 찾았다.

그는 먼저 “지난 선거에서 신상진 후보가 0.66%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두고두고 통탄스럽고 안타깝기 그지없다”면서 “신 후보를 당선시켜주시면 지난 3년 전에 못한 모든 것을 우리 새누리당과, 집권 여당의 당 대표인 저 김무성이가 확실히 책임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신 후보가 대한의사협회장 출신인 점을 들어 “(신 후보는) 좋은 병원에 가서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호화롭게 떵떵거리며 살 수 있음에도 어려운 우리 서민들을 돌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지역에) 병원을 열었다”면서 “정말 페스탈로치 같은 심정으로 지역 주민을 진료하고 돈 없는 어려운 사람들에겐 치료비를 받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 이어 김 대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의 행보를 조목조목 비판하기 시작했다.

최근 문 대표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소행임을 인정하는 공식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선 “지난 5년간 잘못 주장해 온 것에 책임을 져야 하지 않냐”며 “과거에 사실과 다르게 언동해서 우리 국론을 너무 크게 분열시켰던 데 대한 입장 표명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회 천안함 관련 대북규탄 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당시 민주당 의원 69명이 반대 표결을 했고 현재 32명이 19대 국회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저보고 종북몰이를 그만하라고 새정치연합이 비판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역사에 기록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취임 이후 내세운 ‘유능한 경제정당’ 정책 기조에 대해선 “서민 경제가 고통에서 벗어나고 특히 청년층 일자리를 만들어주겠다며 정부가 민생경제 활성화법을 국회에 보내놨는데 발목을 잡으면서 유능한 경제정당을 주장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라면서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려면 국회에 계류 중인 모든 경제활성화 법안을 4월국회에서 통과시켜주고 공무원연금개혁에도 동참해줄 것을 간절한 부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이날 오전 성남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성남중원에 출마한 정환석 후보에게 파란색 운동화를 전달하고 직접 신발끈을 매어준 문 대표는 “정 후보는 노조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30년을 성남의 노동자와 서민의 대변자로 살아왔다”면서 “서민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는 정 후보가 중원 시민들의 지갑을 지킬 최적임자”라며 정 후보를 격려했다. 그러면서 “정 후보가 국회의원에 당선 되면 복지전도사 이재명 시장과 함께 호흡을 맞춰 서민과 중산층이 살맛나는 중원으로 만들 것”이라며 “우리 당은 중원의 낙후된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성남시의료원을 전국최고의 공공병원으로 만들겠다는 정 후보의 약속이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도 “집권여당의 대표가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고 힘을 실어주는 이적성 발언을 했다”며 지난 25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북한 핵보유국 인정 발언을 물고 늘어졌다. 문 대표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도입을 공론화하고 이번 재보선을 종북몰이로 치르려는 욕심 때문에 분별없는 발언을 하게 된 것”이라며 “야당 정치인이나 비판적인 시민단체 인사가 그런 발언을 했다면 당장 '이적이니 종북이니' 하면서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경솔했음을 인정하고,즉각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며 “종북몰이가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역지사지로 되돌아보고 재보선을 종북몰이로 치르려는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이후 정 후보와 함께 성남시 장애인종합복지관과 부설 장애인보호작업장을 찾았다. 성남시 상대원동에 있는 '성남섬유제조사 협동조합'을 찾아선 “유능한 경제정당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영세상공인들의 활로를 찾을 수 있도록 저희가 도와드리는 것”이라며 경제 행보도 지속했다.

한편 새누리당 김 대표는 당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대표가 자신의 발언(북한 핵보유국 인정)을 ‘이적성 발언’이라 규정한 것과 관련해 “국제관례가 핵실험을 두세 차례 한 경우에는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간주하기 때문에,인정한다는게 아니라 그렇게 봐야한다고 한 것”이라며 “저한테 이적발언이라고 하는 것은 과한 발언이며 여야 간에 자극적이고 과한 반응은 안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성남=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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