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18㎞ 끌고간 도둑…끝내 잡아낸 경찰

　
고가의 수입 자전거를 훔친 뒤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바퀴에 자물쇠까지 채워진 자전거를 18km 가량 끌고 간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달 28일 오후 9시20분쯤 강서구 화곡동의 한 점포 앞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훔쳐 달아난 혐의(절도)로 김모(59)씨를 붙잡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피해자 A(51)씨가 운영하는 점포 앞에서 A씨의 출퇴근용 갈색 자전거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자전거는 50만원 상당의 고가 수입 자전거로 뒷바퀴에 자물쇠까지 채워져 있었지만 김씨는 자전거의 안장과 뒷바퀴를 들어 끌고 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씨의 행적을 쫓았지만 최종 종착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김씨는 중간에 자전거를 세우고 쉬어가면서 강서구와 양천구 주택가 골목을 누벼 약 18km를 이동했다.

경찰은 약 68대의 CCTV를 8일간 분석한 끝에 김씨의 주거지를 특정했고 지난 10일 김씨를 검거했다. 김씨의 집은 사건 현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10km 남짓 떨어진 곳이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어떻게 자전거를 끌고 가게 됐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가다보니 술이 깼지만 돌려줄 수도 없어 그냥 가지고 왔다”고 진술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