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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있어요, 3%대 적금 금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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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연 3%. 1000만원을 1년 맡기면 세금(15.4%)을 제하고 이자 25만3800원을 받는 금리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서는 연 3%대 예·적금 상품이 이미 ‘멸종’됐다. 2%도 드물어진 시대다. 신한은행은 수신상품 기본금리를 만기별로 0.15%~0.25%포인트씩 인하했다고 23일 밝혔다. 대표상품인 ‘S드림 정기예금’과 ‘S드림 적금’ 모두 연 1.7% 이자율을 준다. 지난 12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치인 1.75%로 떨어지면서 수신금리가 더욱 바닥을 기게 됐다.

 그래도 아직 3%대 금리를 주는 곳들이 있다. 바로 저축은행이다. 그동안 주거래은행에서 예·적금만 들어왔다는 주부 이정연(38)씨는 “막상 안 하던 보험 상품에 가입하거나 증권사 창구를 찾아가기가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워 저축은행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며 “5000만원까지는 예금자 보호가 돼 안심”이라고 했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저축은행 평균 정기적금 금리는 연 3.11%다. 친애·엠에스저축은행이 연 3.8%를, NH·고려·한성저축은행이 연 3.7% 금리를 준다. 우대금리가 후한 상품도 많다. OK저축은행이 내놓은 ‘끼리끼리정기적금’은 기본금리 3.5%에 가족·친구 5명이 함께 가입하면 0.5%포인트를 얹어줘 연 4.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연인은 2명만 가입해도 우대금리 0.3%포인트를 제공한다. SBI저축은행이 이달 초 출시한 ‘SNS다함께 정기적금’은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페이지를 공유하면 누구나 우대금리 0.3%포인트를 받는다.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평균 연 2.38%)도 은행권보다 0.5~1%포인트 가량 높다. 지방을 기반으로 영업하는 조흥·대아저축은행이 연 2.77%로 업계 최고다. 수도권에서는 웰컴·삼정·한성저축은행 등에서 2% 중반이 넘는 금리를 찾아볼 수 있다.

 2010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위축돼온 저축은행들은 반짝 활기를 띤 모습이다. 지난해 9월 30조9698억원까지 떨어졌던 수신액은 지난해 말(32조3871억원) 반등한 뒤 올 1월 32조8176억원까지 늘었다. 29조원대로 주저앉았던 여신액도 1월 30조2504억를 기록하며 소폭 올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 80곳이 당기순이익 1938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9년 하반기 이후 5년만의 흑자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몰려드는 유동자금을 막느라 바쁘다. OK저축은행은 23일부터 연3.8%던 적금 금리를 3.5%로, 연2.5%던 정기예금 금리를 2.3%로 내렸다. SBI저축은행도 24일부로 적금을 연3.7%에서 3.5%로, 정기예금을 연 2.3%에서 2.2%로 내린다.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저축은행이 서민금융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무턱대고 수신을 늘리기보단 여신가능성을 봐 가며 건전한 운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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