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戰死한 미군 무명용사 50년만에 이름 되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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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에 참전했다 전사해 하와이 무명용사 묘에 묻힌 미군 8백66명 가운데 처음으로 한명의 신원이 밝혀져 53년 만에 유해가 가족의 품에 인도됐다고 미 국방부가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5년간에 걸친 끈질긴 추적 작업 끝에 신원이 확인된 병사는 미 제7해병대 1대대 찰리중대 소속 로널드 릴리달 일병으로 1950년 11월 28일 함경남도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유해는 54년 북한과의 유해 교환으로 송환돼 하와이 무명용사 묘지에 묻혔다. 45년이 지난 99년, 그의 유해는 미 육군중앙신원확인연구소(CILHI)의 집중 분석대상이 됐다.

이 연구소는 그 전해에 DNA 기법으로 베트남전 참전 무명용사의 유해 신원을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다. 연구소는 내친김에 릴리달을 포함한 한국전 참전 무명용사의 유해 신원 확인에 나선 것.

연구소는 그후 4년 동안 유해에서 나온 10개의 치아 샘플을 분석했으나 필요한 DNA 자료를 추출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그러나 올 초 릴리달 일병의 의료기록에서 우표 크기의 가슴 X-레이 사진이 발견되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 사진을 릴리달 일병의 유해와 비교한 결과 골격 등의 유사성이 발견됐기 때문.

최종 확인은 치아 비교를 통해 이뤄졌다. 연구소는 유해의 치아 자료를 미국 내 4만여개 치아 유형 데이터 베이스에 입력해 대상자를 좁혀간 끝에 릴리달 일병의 유해임을 최종 확인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릴리달 일병의 안장식은 다음달 13일 미니애폴리스 포트 스넬링 국립묘지에서 거행된다. 미국은 한국전에 30여만명의 병력을 파견, 그 중 3만7천명이 전사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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