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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보르도와인협회, 와이너리 구매 중국인에 “환영”

중앙일보

입력

중국 영화 ‘적벽대전’에 유비의 부인으로 출연했던 자오웨이(趙薇)가 남편 황유룽(黃有龍)과 함께 4200만 홍콩달러(약 61억원)을 들여 구입한 프랑스 보르도 샤토 몽로(chateau monlot)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대공보]

중국의 고강도 부패 척결 불똥이 프랑스 보르도 와이너리로 튀었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의 지난해 매출 감소에 중국 반부패 캠페인이 끼친 영향이 컸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난 20일 보도했다. 지난해 보르도 와인의 판매량은 6억8500만 병으로 전년 대비 8%가 감소했다. 매출액은 37억4000만 유로(약 4조5000억원)으로 2013년 대비 13% 급감했다. 이는 2013년 보르도 지방의 포도 작황이 좋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요 수입국인 중국과 홍콩의 수입량이 큰 폭으로 줄어서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지난해 중국 대륙과 홍콩의 보르도 와인 수입량과 수입액은 각각 9%, 17% 감소했다. 보르도와인연합회(CIVB)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보르도 와인 수입상 중 300여 곳이 파산했다.

중국의 반부패 사정 한파가 시작되기 전까지 중국 와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중국의 와인 수입은 2000년 20만ℓ에서 2012년 5380만ℓ로 269배 성장했다.

CIVB의 베르나르 파르쥬 회장은 “중국시장은 2005년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며 “초고가 와인의 수출에 중국의 선물 단속이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파르쥬 회장은 “반부패 외에 호주·칠레 등 신대륙 와이너리와 경쟁도 매출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올해는 유로화 약세로 수출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르도 와인은 프랑스 와인 수출량의 39%, 수출액의 49%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홍콩 대공보는 22일 중국인이 구매한 보르도 와이너리가 100여 곳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르도 와이너리 7000곳 중 1.5%를 차지한다. 중국인이 구입한 와이너리는 최근 3년간 십여 곳에서 이십여 곳으로 급증 추세다.

프랑스 보르도의 여론은 중국 자본 공세에 호의적이다. 파르쥬 CIVB 회장은 “위안이 되는 것은 와이너리 거래가 보르도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보르도 부동산 시장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중국인이 선호하는 와이너리는 소규모 와이너리로 그랑 크뤼 급이 아닌 지명도가 낮은 염가 와이너리다. CIVB의 로랑 가펜은 “수세기 동안 보르도 와인은 외국 투자자와 더불어 성장했다”며 “처음에 영국인 이후 네덜란드·벨기에·일본인에 이어 지금 중국인 차례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인의 제주도 부동산 구입에 반발 여론이 거센 한국과는 정반대 분위기다.

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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