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용표 통일장관 "나는 비둘기도 매도 아닌 올빼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홍용표 통일부 장관 [중앙포토]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6일 취임식 직후 출입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대북 성향이 비둘기파인지 매파인지를 묻는 질문에 "어느 분이 올빼미 얘기를 하던데 올빼미라고 생각해 달라"고 대답했다. 홍 장관은 "비둘기냐 매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균형감각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균형감각을 갖고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저에 대한 평가는 말보다는 행동을 보고 해달라"면서 "오가는 한마디 한마디 말보다 어떻게 행동하는 지를 두루두루 살펴서 평가해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홍장관은 취임사에서 통일부 직원들에게 "지난 2년간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지만 북한과 신뢰를 쌓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자성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70년에 걸쳐 굳어진 남북간 불신의 막을 하루아침에 걷어낼 수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포기해서도 안 되고 포기할수 도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계는 소통과 융합으로 발전하는데 한반도는 단절과 대립으로 세계적 흐름에 소외돼 있고 한반도의 분단이 동북아와 유라시아의 원활한 소통과 융합을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반도가 세계 흐름에 동참해 도약하기 위해서, 남과 북은 소통하고 신뢰를 형성해 평화통일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장관은 "소통과 융합을 위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진화시켜 나가겠다"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대북 정책을 보완·발전 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북한의 잘못된 행동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되 대화가 필요할 때는 유연성을 발휘한다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남북간 실질적 협력의 통로를 개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인 '평화통일 기반구축'을 지탱하는 기둥"이라며 "우리 모두 통일부의 일원으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했는지 하루에 10분씩만 생각해보자"고 당부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