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그」운영 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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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체육부의 탁상행정으로 축구 슈퍼리그가 난관에 봉착했다.
오는 3월31일 개막될 예정인 슈퍼리그는 8개팀이 4차의 리그를 벌이는 정기 페넌트 레이스를 벌이도록 이미 경기 일정이 짜여졌으나 신생 프로팀인 럭키금성이 체육부의 지침에 포함된 조건을 갖추지 못해 슈퍼리그 출전자격을 상실할 것이 확실시되어 운영계획의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된 것이다.
체육부는 작년 10월28일 대한축구협회에 보낸 프로팀운영지침을 통해 기존의 할렐루야와 유공등 2개프로팀을 제외한 신생프로팀은 별도로 아마추어축구팀을 동시에 하나 더 보유해야된다고 못박았다. 또 프로팀은 슈퍼리그에서 아마추어 선수를 매게임 3명이상 출전시켜야 한다는 강제조항도 있다.
이러한 지침은 프로와 병행하여 아마추어축구도 육성하자는 발상에서 나온 제도적 장치다.
그러나 각 프로팀을 중심으로 한 축구계는 이두가지 규정의 강행이 현실을 도외시한 성급한 것으로 판단, 내년부터 시행할 것을 건의했고 이에따라 축구협회는 지난주 체육부에대해 재고를 요청했으나 체육부는 24일 당초 지침대로 시행하라고 회신했음이 밝혀졌다.
체육부측은 축구협회의 등록 시한인 2월말까지 프로팀과 신설아마추어팀의 선수명단이 제출돼야 유효한 창단이라고 못박고있으나 럭키금성은 24일 22명의 프로팀선수명단만 제출했을 뿐이다. 럭키금성은 현재 단1명의 아마추어선수도 가지지 못한 상태여서 이달말까지 아마추어팀을 구성하느것이 완전히 불가능하며 따라서 체육부가 지침을 수정하지 않는 한 올해 슈퍼리그 출전은 좌절된다.
축구관계자들은 럭키금성의 입장으로는 동시에 2개의 팀을 창설하라는 요구가 무리이며 체육부가 명분에만 집착한 나머지 스포츠계일선의 실태를 전혀 파악지 않은 시책을 강행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편 축구협회도 문제점을 안은 체육부의 지침을 맹목적으로 추종, 최근까지 수정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지침에 따른 창단준비를 하도록 각구단을 지도하지도 않는등 무성의와 무능을 드러내 비난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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