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전 비서관 아들, 하베스트 인수 개입"…야당 의원들 “제안서 명단에 포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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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국회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 김모씨가 1조7000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캐나다 석유기업 하베스트 인수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부정부패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검찰이 해외자원개발 수사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는 와중에서다. 김씨는 그동안 “하베스트 건은 캐나다 법인과 석유공사가 직접 맺은 계약으로 (내가) 2008년 4월에 메릴린치로 이직할 당시 투자자문 계약이 이미 체결된 상태였다”(본지 2014년 11월 11일자)고 해명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도 계약서에 미국 메릴린치 실무자의 서명이 있다는 점을 들어 메릴린치 서울지점은 이 일과 무관하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메릴린치가 하베스트 인수 전 한국석유공사에 제출한 자문제안서를 근거로 들어 김씨가 적극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제안서엔 해외 M&A(인수합병) 실무팀 명단에 메릴린치 서울지점에서 상무로 근무하고 있던 김씨의 영문 이름(Peter Kim)이 포함돼 있었다. 김씨에 대해선 “수많은 M&A 거래에서 광범위한 경험을 갖고 있다” “(김씨가 속한 핵심 실무팀이) 교섭의 모든 단계에서 전적으로 이 일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는 소개의 글도 포함됐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하베스트 인수가 성사된 후 김씨가 있던 서울지점이 80여억원의 보수를 본사에 청구했다”며 “김씨가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해외자원개발 국조특위 관계자는 “하베스트 인수에 이명박 전 대통령과 MB 정권의 실세들이 해외자원외교를 추진한 것이 분명해졌다”면서 “청문회에 이들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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