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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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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장쾌하기로는 동계올림픽을 따라갈 경기가 없다. 험준한 산간 계곡, 눈과 얼음이 덮인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 속에서 벌어지는 질주와 활강. 사람의 기개가 그렇게 어기찰 수가 없다.
동계올림픽의 역사는 오래지 않다. 지금 유고의 사라예보대회가 제14회. 1924년 남불의 절경지, 샤모니 몽블랑에서 열린 대회가 첫 회.
그리스 발상의 올림픽이 4년마다 열리는 것은「올림피아드」로 불리지만 동계올림픽은 「올림픽 서클」이라고 한다. 영문표기로는「올림픽 윈터 게임」.
근대올림픽의 아버지인「피에르·쿠베르탱」은 원래 스케이트를 올림픽 종목에 포함시켰지만 제3회(미 세인트루이스대회)가 지나도록 경기는 하지 않았다. 1908년 제4회 런던대회 때 비로소 피겨 스케이트가 등장했다.
근대올림픽 초기만 해도 올림픽기간은 무려 5개월이나 되었다. 봄에 시작한 대회가 얼음이 어는 초겨울 무렵에나 끝났다. 한겨울의 자연조건을 두루 갖추어야하는 경기가 제대로 될 리 없다.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대회 때 배구 출신의 IOC위원들은 동계올림픽을 따로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그러나 겨울경기에 익숙지 못한 다른 나라들은 반대. 2년을 두고 이들은 감정 대립. 1922년IOC총회는 격론 끝에 하계·동계분리에 합의, 첫 경기를 제8회 올림피아드 기간에 열기로 했다. 그러나「첫 회」의 공인은 그 4년 뒤인 1928년 스위스의 생모리츠 대회 때부터였다.
동계올림픽은 그 특유의 자연환경 때문에 유럽 중심의 올림픽처럼 되었다. 지난 13회 가운데 8회가 유럽의 알프스 연봉 도시에서 열렸던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종목은 모두 7가지. 그 중에는 우리에게 전혀 생소한 것들도 있다. 벌렁 누워서 썰매를 타고 달리는 루지(luge), 네 사람이 두 대의 썰매를 타고 돌진하는 봅슬레이(bobsleigh), 스키의 장거리 경주에 사격을 겸한 바이애슬론(biathlon)이 그런 경기들이다.
그밖에도 아이스하키, 스케이트(스피드·피겨), 스키(알파인·크로스컨트리·노르딕 점프) 가 있다.
우리 나라는 스케이트, 피겨, 스키, 바이애슬론에 출전했다. 겨울경기의 본고장에 우리나라선수들이 이만큼 나간 것만도 대견스런 일이다.
요즘은 스키장이 곳곳에 생겨 우리 선수들도 세계 어느 계곡에 가도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게다가 동계올림픽 종목들은 경제력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우리 선수들은 지금 중진국에서 상위 중진국으로 활강을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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