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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화강벤젠오염비상] 중국 당국 "2개월간 물고기 먹지 마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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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쑹화강의 한 어부가 강의 오염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용도로 쓰일 물고기를 손으로 들어 보이고 있다. [하얼빈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시를 강타한 쑹화(松花)강 오염 사태의 후유증이 심각하다. 상당 기간 정상적인 식수 공급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오염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하얼빈시 위생청은 26일 "수돗물 공급이 재개되더라도 시민들이 바로 마시지 말도록 선전활동을 강화하라"는 내용의 통지문을 관계기관에 발송했다. 위생청은 단수 조치 해제를 하루 앞두고 보낸 이 통지문에서 "수돗물이 다시 나오면 무색무미(無色無味) 상태가 될 때까지 놔뒀다가 식용으로 쓰라"며 "물은 꼭 끓여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지휘를 위해 하얼빈에 도착한 장리쥔(張力軍) 국무원 국가환경보호총국 부국장은 26일 "쑹화강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새우 등도 벤젠 등 유독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앞으로 최소 2개월간은 먹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염의 장기화도 걱정거리다. 중국 공정원(工程院)의 리구이바이(李圭白) 원사(院士)는 "이번 오염은 자연 정화가 매우 어렵다"며 "겨울철에 강물이 얼 경우 강물이 완전히 정화되려면 해빙되는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하얼빈은 기온이 섭씨 영하 9도를 기록하는 등 쑹화강 유역은 본격적인 결빙기에 접어들었다. 중국 국무원 조사팀도 25일 하얼빈에서 열린 보고대회에서 "결빙기가 되면 오염물질의 수중 체류기간이 늘어나고 자연 분해와 희석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하얼빈 수도 공급 재개

헤이룽장성 환경보호국 린창(林强) 대변인은 "27일 오전 고농도 오염띠의 끝자락이 하얼빈 쑹화강 공로대교(公路大橋)를 통과했으며 오염띠 앞부분은 무란(木蘭)현 구간에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이어 쑹화강 하얼빈시 구간 상류에 있는 수질검사소에서 이날 오전 10시 쑹화강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니트로벤젠 함유량은 국가안전표준에 이르렀으며 벤젠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얼빈 시는 이에 따라 27일 오전 11시30분부터 시내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험적인 수돗물 공급에 들어간데 이어 오후 6시부터는 전면 공급을 재개했다. 시는 현재 사용 중인 우물을 보수하고 새 우물을 파서 생활용수를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베이징.홍콩=유광종.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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