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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3골 … 'K리그선 내가 최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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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프리킥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이천수(오른쪽)가 그라운드를 껑충껑충 뛰며 환호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이천수(24.울산 현대)에 의한, 이천수를 위한 경기였다. 잔뜩 독이 오른 이천수(부평고 출신)가 고향인 인천에서 프로축구 챔피언결정전 사상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27일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 울산이 3골.1도움을 기록한 이천수의 맹활약에 힘입어 인천 유나이티드를 5-1로 대파했다. 울산은 12월 4일 문수월드컵경기장(울산)에서 벌어지는 2차전에서 4골 차 이상 지지만 않으면 1996년 이후 9년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탈환하게 된다.

3만5000여 인천 홈팬들이 일제히 휴지폭탄을 던지는 퍼포먼스로 챔피언전은 시작됐다. 하지만 전반 13분 만에 경기 흐름은 울산으로 넘어가버렸다. 이천수가 미드필드 왼쪽 터치라인 쪽에서 수비수의 방해를 뚫고 올린 크로스를 마차도가 헤딩슛, 선취골을 따냈다.

전반 37분, 이천수가 승부를 사실상 결정짓는 골을 터뜨렸다. 아크 오른쪽, 이른바 '이천수 존'에서 울산이 프리킥을 얻었다. 이천수의 발끝을 떠난 공은 골문 오른쪽 네트에 깨끗하게 꽂혔다. 행운도 따랐다. 전반 종료 직전 이천수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날린 슛이 인천 수비수를 맞고 방향이 완전히 바뀌며 골문을 통과했다.

울산의 무차별 골 사냥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후반 14분 최성국이 왼쪽을 돌파해 크로스를 올렸고, 마차도가 텅 빈 골문에 헤딩골을 꽂아넣었다. 2골을 넣은 마차도는 통산 13골로 박주영(서울.12골)을 제치고 득점왕에 올랐다.

후반 27분 이천수가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미드필드에서 공을 따낸 뒤 단독 질주, 골키퍼 왼쪽으로 빠지는 땅볼 슛을 넣었다. 최근 두 차례의 대표팀 평가전(12일, 16일)에서 자신을 1분도 기용하지 않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였다.

인천은 후반 44분 라돈치치가 골키퍼 정면에서 땅볼 슛을 성공시켜 영패를 면했다. 이날 나온 6골은 챔피언전 역대 최다골(종전 2000년 챔프 1차전, 안양 LG 4-1 부천 SK) 신기록이다.

인천=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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