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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한 변신, 고객과 소통, 새 시장 창출 … 강산이 변해도 소비자 사랑 변치 않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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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PI 골든브랜드’로 206개 산업군에서 97개가 선정됐다. ① 하이마트 매장에서 고객들이 세일즈마스터와 UHD TV에 대해 상담하고 있다. ② 델몬트는 엄격한 품질검사로 품질을 개선해왔다. [사진 각 업체]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10일 ‘2015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골든브랜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K-BPI 골든브랜드는 스페셜 이슈(Special Issue) 부문을 포함해 총 206개 산업군 중 97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재 40개 브랜드, 내구재 25개 브랜드, 서비스재 32개가 선정됐다.

델몬트 등 23개, 17년 연속 1위
8개는 올해 처음 골든브랜드 합류

③ SK에너지가 ‘사랑의 책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조성한 제주 작은도서관. [사진 각 업체]

중국 당(唐) 태종은 고구려를 침공하다 패퇴했지만 뛰어난 군주로 평가 받고 있다. 건국공신이자 2대 황제로 당시 세계에서 이슬람제국과 함께 2대 초강대국이 된 당의 기초를 다졌다. 그와 신하들 간의 문답을 정리해 제왕학의 전범으로 일컬어지는 정관정요에는 창업(創業)과 수성(守成)의 어려움을 논하는 대목이 있다. 여기에서 수성이 창업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나라를 세우는 것도 쉽지 않지만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뜻이다.

요즘에는 기업에 대해서도 자주 사용한다. 브랜드에 대해서도 같은 표현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수많은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시장에서 1위에 오른다는 건 그 어려움이 창업에 못지않다. 그리고 그 위상을 계속 지켜 나가는 건 수성의 어려움과 다를 바 없다.

10일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김종립 대표)이 발표한 ‘2015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골든브랜드’들은 10년 이상 연속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창업과 수성에 성공한 것이다. 브랜드로선 역사상 최고의 군주 중 하나라는 당 태종에 비견할 만하다.

K-BPI는 KMAC가 지난 1998년 개발한 브랜드관리 모델로 대한민국 소비생활을 대표하는 각 산업군의 제품과 서비스의 브랜드파워를 측정하는 브랜드 진단평가제도다. 올해로 17년째를 맞았다.

올해 K-BPI 골든브랜드로는 소비재 40개 브랜드, 내구재 25개 브랜드, 서비스재 32개가 선정됐다. 특히 델몬트(주스), SK EnClean(휘발유), ZIC(엔진오일), 금강(여성정장구두), 코웨이 정수기(정수기), emart(대형할인점), 삼성증권POP(증권), 눈높이(학습지), KB국민은행(은행), 롯데리아(패스트푸드전문점) 등 23개 브랜드는 1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에스원 SECOM(방범보안서비스), 하이마트(전자전문점), CU(편의점) 등 8개 브랜드는 올해 처음 골든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조사 결과 2015 K-BPI 골든브랜드들은 10년 이상 우리 기업의 캐시카우 브랜드(Cash Cow Brand)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기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에 기여 ▶다양한 브랜드들의 시장 확대 지원을 통한 현재의 기업 전체 수익 증대 ▶후발주자인 경쟁 브랜드가 시장경쟁에서 캐시 카우 브랜드를 넘어설 수 없도록 높은 경쟁 장벽 형성 등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브랜드 피로도에 따른 진부화를 넘어서야 지속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음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주스 부문의 델몬트와 소화제 부문의 까스활명수-큐를 사례로 볼 수 있다. 델몬트는 메인 제품인 오렌지주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종류의 과일주스 출시와 지속적인 패키지 리뉴얼로 브랜드 신선도를 제고하고 있다. 까스활명수-큐는 탄산 성분을 첨가해 브랜드를 확장함으로써 소아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마시는 소화제로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이기동 KMAC 진단평가본부 팀장은 “기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No.1 브랜드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며, 장기간에 걸쳐 캐시카우 브랜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장기간에 걸친 1위 브랜드 지위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브랜드 투자를 멈추는 순간 소비자는 피로도를 느낄 것이고, 이런 소비자 인지상의 변화는 시장 성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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