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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스키·스케이트장 등 성시|추울수록 즐겁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혹한이 더 즐겁다. 빙상낚시터·스키장·스케이트장·스크린골프장 등은 추울수록 인파로 붐빈다.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주말마다 성시를 이루고 있는 곳은 강릉의 경포호, 서울 방배동의 스크린골프장을 비롯, 각종 볼링장·스키장·스케이트장·실내 수영장 등. 지난주 말 약2천 여명의 조사들이 모인 경포호는 올 들어 겨울철 빙상낚시터로 각광을 받고있다.
경포호는 포인트만 잘 선정하면 관고기 이상을 잡을 수 있다. 주변의 경관도 빼어나다.
설악산은 온통 설화로 덮여있고 동해의 일출 또한 장관이다. 겨울바다를 거닐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원래 경포호는 본격적인 시즌보다 해빙기에 알맞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동해안에 위치하고 있어 기상변동이 심하고 평균수심이 1m안팎으로 얕기 때문.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시즌 초부터 눈이 많이 내려 대형어가 계속 낚이고 있다.
예년보다 많은 눈 때문에 수온의 변화도 적고, 가을부터 제빙상태로 수심을 안정시켰다.
경포호의 낚시는 수심이 얕기 때문에 긴 낚시대률 이용하여 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미끼는 호수갯지렁이가 주종을 이룬다.
지난주 말 출조한 강남낚시회는 모두 23수의 월척을 기록.
동경낚시회는 관고기를 잡은 회원도 3명이나 되였다.
이동식당과 매점이 있어서 미처 식사준비를 못한 조사들도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올 시즌 동안 경포호는 낚시인들이 한번씩은 다녀와야 할 명소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서울 방배동의 파 티 골프스파에도 지난주 말 이용객이 3백명 수준에 달했다. 계속되는 추위와 토요일에 내린 눈 때문에 필드에 못나간 골퍼들이 마치 필드에서 실제로 골프를 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이 스크린골프장에는 미국 페볼비치와 스파이그래스힐 두 곳의 코스밖에 없어서 단조로운 느낌도 없지 않다. 그러나 유명 골프장에 대한 컴퓨터입력이 완료되면 좀더 다양한 골프코스를 선보이게 된다.
스키는 추워야 제 맛이 난다. 지난주 말 천마산 스키장은 3천5백 명, 용평은 2천4백여 명이 모여들었다. 추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은색의 계곡을 질주하고자 하는 스키어들의 욕망이 스키장을 만원사태로 몰고 왔다.
스키장 측의 입장에서도 추위는 반가운 것. 기온이 올라가면 눈이 녹기 때문에 계속 제설기로 눈을 뿌려야하지만 추위가 계속되면 그런 걱정이 필요 없다. 추울수록 당일코스로 다녀오는 사람보다 금요일께에 갔다가 일요일쯤에 돌아오는 사람이 늘어났다.
볼링장도 추위로 한 몫을 보는 곳. 서울GGI볼링장의 경우 지난주 말 l천여 명이 추위와 스트레스를 볼링으로 해소했다.
겨울철에 적합한 레저스포츠가 많지 않기 때문에 실내에서 진행되는 볼링인파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반대로 추위가 계속되면 손님이 줄어드는 곳은 실내스케이트장. 겨울철에도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 스케이트를 타려는 사람들은 실내스케이트장으로 몰려든다. 그러나 요즘처럼 추위가 계속되면 집 근처에서 자연결빙을 이용한 야외스케이트장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도심의 실내링크를 찾을 필요가 없다.
지난주 말 서울 동대문 실내스케이트장 이용객은 6백여명. 평균 1천여명이 들끓던 것과 비교하면 추위가 실내스케이트장에 미친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대신 곳곳의 야외스케이트장은 만원.
최근에는 실내수영장을 찾는 인구도 부쩍 늘어났다. 대부분의 헬스클럽이나 종합레저스포츠센터에서 부대시설로 실내수영장을 설치함에 따라 겨울철 수영 팬도 엄청나게 늘어난 것.
이제 여름철에만 수영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할 것 같다. 대부분 실내 수영장의 입장료가 1회에 2천원 정도로 되어있어서 주말에 멀리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편이다.
등산의 경우도 봄·가을에 많이 간다는 것은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각종 겨울철 등산용구가 시판됨에 따라 눈 덮인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인구도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적설기의 등산은 색다른 맛이 있기 때문에 유명한 등산코스에는 한 겨울철에도 크게 붐비고 있다. 어느덧 모든 레저스포츠가 전천후스포츠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상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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