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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서 해적판 추방움직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국내 양서업계에 새바람이 일 것 같다. 국내 주요 양서수입판매사인 과학서적센터·구미무역·범한서적·종로서적·교보문고·범문사 등 6개사는 공동으로 연합출판진흥(주)(대표이사 김우중)을 설립, 최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연합출판진흥은 앞으로 외국출판사와 직접 판권사용계약을 체결, 복사판을 제작해 국내 시판한다.
국내 양서수임 판매사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다분히 자구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그동안 난립해온 국내 무단복사판의 범람속에서 곤혹을 치러온 것이다. 좋다는 양서는 수입과정을 거쳐 국내에 도착하기도 전에 복사판들이 국내시장을 휩쓰는 판이었다.
이들은 우선 국내양서시장의 정화를 제1의 목표로 정해놓고 있다. 무단복사와 덤핑판매를 지양, 판권있는 책만이 공정한 판매루트와 가격을 통해 공급되도록 노력한다는 것. 이를 위해 이들은 외국출판사와 직접 판권사용계약을 체결하고 국내에서 판권이 보호받을수 있도록 모든 법적·행정적 조치를 강구해 요청할 계획이다.
이들은 이미 문공부에 행정적 뒷받침을 요청하는 건회를의서를 낸바 있으며 국내출판사와의 판권계약 체결이 국내출판물의 저작권만큼 보호받을수 있도록 가능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또 6개사가 합쳐 외국출판사와의 직접 판권계약 교섭력을 강화할 생각이다. 지금까지 외국출판사들은 한국과의 직접 판권계약을 기피하고 일본 등의 회사와 계약, 그들의 아시아판 시장에 편입시킴으로써 불이익을 감수해왔다. 연합출판진흥측은 6개사의 양서수입력을 유리한 판권교섭에 이용하는 한편, 국제저작권협회에도 가입돼있지 않고 해적판이 난무하는 국내현실을 내세워 극히 저렴한 판권사용료 지불을 교섭할 계획이다.
새학기부터는 이들 판권이 붙은 복사판들이 선보일 것이다. 맥그로힐(미) 아카데미프레스(미) 옥스퍼드(영) 등 출판사 10여개사의 교재용양서 3백여종을 펴내며, 외국에 판권사용료를 지불하고도 현재 국내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번 6개 양서수입판매사들의 움직임은 국내 양서복사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줄 것 같다. 현재 국내 양서복사업자는 2백여사로 추정되는데, 38개사가 모인 외서출판협의회는 지난 21일 총회를 갖고 대책을 논의했다.
앞의 6개사가 국내 모든 판매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은 자체 판매루트를 개척해야만 한다. 이들은 신학기에 덤핑현상이 더윽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독자들은 일시 덕을 볼지 모르나 많은 업자들이 쓰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국제저작권협회 가입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어떻게 국제적으로 체면을 유지하고 좋은 양서를 빨리 받아볼수 있느냐에 있는만큼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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