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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테러단체의 합종연형…IS가 대장 되나

중앙일보

입력

나이지리아 북부를 근거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7일(현지시간) 시리아·이라크에 거점을 둔 이슬람국가(IS)를 향해 충성 맹세를 했다. 이날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의 육성으로 추정되는 녹음을 통해서다. 그는 “우리는 무슬림의 칼리프인 이브라힘(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다른 이름)에 대한 연계를 선언한다. 고난과 번영의 시기에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복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뉴욕타임스는 “보코하람은 대원만 6000명”이라며 “지금까지 IS에 충성을 맹세한 조직 중 가장 크다”고 전했다. 보코하람은 이전까지 알카에다 연계 조직으로 알려졌다. 보코하람은 2009년 이래 나이지리아에서만 1만3000여 명을 살해했다고 한다. 지난해 5월엔 여학생 200여 명을 납치한 일도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올 초 공동 기고문에서 알카에다와 함께 IS·보코하람을 3대 테러 조직으로 거명했다.

BBC방송은 “보코하람의 지역적 뿌리나 IS와의 지리적 거리 등을 감안했을 때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보코하람의 충성 맹세로 IS가 보다 더 글로벌 프랜차이즈처럼 보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IS에 충성하는 이슬람 조직들은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이집트·리비아·알제리·사우디아라비아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조직이 충성을 맹세했고, 올 1월엔 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세력이 복종을 서약했다.

IS는 이라크·시리아에 산재한 고대 메소포타미아 유적을 우상이란 이유로 지속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7일엔 바그다드로부터 290㎞ 북쪽에 있는 하트라의 유적을 불도저를 동원해 파괴하고 있다고 이라크 관리들이 전했다. 파르티아제국의 요새 도시이자 최초의 아랍 왕국 수도였던 하트라는 파르티아 도시 중 가장 잘 보존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앞서 IS는 지난달 26일 이라크 모술 박물관의 석상과 조각품을 부수는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5일엔 고대 아시리아 왕국의 수도였던 님루드의 유적을 파괴했다. 유네스코는 “전쟁 범죄”라며 “모든 정치·종교 지도자들이 이 만행에 대항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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