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입단 결정된 재일동포 투수 김일융|"개인 기록보다 팀이 이기고 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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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야구의 세계에서는 이기지 않으면 안됩니다. 일본 요미우리(독매) 자이언츠(거인)에 있을 때는 자이언츠가 이기지 않으면 안됐읍니다. 한국의 야구가 어떤 야구인지는 모릅니다만 저는 삼성라이온즈에 입단함으로써 이기는 선수가 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승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라이온즈 입단이 확정된 전일본 자이어츠의 에이스 김일융(33·일본명 신포수부)의 소감을 겸한 결의다.
재일교포 김일융은 일본야구의 명문 자이언츠에서 13년간 활약하면서 통산 전적 80승72패36세이브로 방어율 3.16을 기록한 좌완의 에이스.
그동안 최우수방어율 2회 (77, 78년), 최고승률 1회 (78년), 최우수구원투수1회 (78년), 일본시리즈 2회 (76, 77)을 기록했으며 일본 올스타전에도 4회 출전했다.
1백82cm·85kg의 훨친한 키에 웬만한 영화배우 뺨칠 정도의 미남으로 일본에도 많은 팬들을 갖고있다.
라이온즈입단 확정후 신나천현천기시마마구에 있는 자택에서 김일융과 만나 한국프로야구, 그 중에도 삼성라이온즈로 가게된 동기와 포부, 그의 야구의 특징, 개인생활 등을 들어보았다.
­한국프로야구로 옮기게된 동기는?
▲나의 야구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싶었다.
일본 자이언츠에서의 13년간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동시에 앞으로 계속 뛸 힘이 있는 만큼 조국인 한국에 가서 역사가 짧은 한국 야구이기는 하지만 힘자라는데까지 같이 뛰고 싶었다.
­한국의 많은 구단중 삼성라이온즈를 택한 이유는?
▲한마디로 삼성 측의 성의에 졌다고 할수 있다. 한국으로 가기로 한데다 삼성의 성의가 크게 작용했다.
­입단을 결정하고 나서의 심정은?
▲한국야구가 어떤지 모르기 때문에 희망과 불안을 안고 자신이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그동안 몸담고 있던 거인관계자들에, 고맙게 생각한다.
-입단할 때까지의 교섭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는지.
▲그건 좀 곤란하다. 양해해 달라.
­자신의 야구를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스트레이트와 커브를 주무기로 빠른 볼을 던진다. 한국의 타자들이 어떤지 확실히 모르나 얘기로 들은 바로는 매우 힘이 있는 강타자가 많다고 들었다. 스트레이트가 좋을지 커브가 좋을지 가보아야 알겠다.
­앞으로 얼마나 선수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삼성에 물어봐 달라. 나로서는 최소 3년부터 5년까지는 앞으로 더 뛸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몇 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몇 승을 한다는 목표는 세우지 않고 있다. 삼성라이온즈가 우승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삼성을 한국프로야구의 최강을 만들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겠다.
­한국 프로야구와 일본프로아구를 비교해 달라.
▲한국 야구를 잘 모르니 무어라 말할 수 없다. 다만 한국야구가 매우 힘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그러나 힘만으로는 안된다.
­한국에서 뛰고 있는 장명부선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와는 여러 면에서 대조적이라던데….
▲그는 일본에 있을 때는 테크닉 있는 야구를 했다. 한국에서 어떤 야구를 하고있는지 모르나 30승을 했다면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나 등판하게 될지 모르나 같은 운동장에서 대결하게 된 것을 즐거움으로 기다리겠다.
­한국의 고향은 어디인가.
▲경북 상주군 외면이천리다. 고향의 팀에서 뛰게 된 셈이다.
­가족은?
▲처 (등지혜) 와아들 (대장·5)이 하나 있다. 함께 한국에 간다.
­연애결혼인가. 부인도 야구를 잘 아는가.
▲3년간 연애끝에 76년에 결혼했다. 처는 연예인인 친구의 매니저 사무실에 근무했으며 야구는 전혀 모른다.
­취미는 무엇인가.
▲시간이 있을 때는 개인훈련을 한다. 달리기·테니스·아령·역도 등으로 체력을 끊임없이 단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틈틈이 책을 읽고 골프(핸디l8)·기타도 한다. 넓고 얇은 취미생활을 한다고 할수 있다.
­한국에는 몇번 갔었는가.
▲74년 친선야구를 위해 간적이 있을 뿐이다.【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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