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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 취재가 '섀튼 결별'에 역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PD수첩의 보도내용에 대해 "짜깁기(편집)에 의한 진실 왜곡"이라며 법적 대응방침을 밝혔다.

노 이사장은 23일 연합뉴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PD수첩이 방송을 위해 내 얘기 중 필요한 부분만 짤라 짜깁기를 했다"면서 "방송 인터뷰 때 모든 내용을 녹취해 놓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PD수첩이) 난자를 채취한 후 부작용을 겪고 있는 임신부를 마치 우리 병원에서 한 것처럼 편집, 보도함으로써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이 환자는 다른 병원의 환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특허료의 경우 (내가) 40%를 받아 이를 다시 3개 연구팀이 13%씩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는데도 마치 모두 내가 가지는 것처럼 나왔다"면서 "취재팀 입맛대로 모든 것을 왜곡했다"고 덧붙였다.

노 이사장은 "취재팀이 국내의 다른 줄기세포 연구자를 취재차 안에 태우고 다니면서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들 간에 이간질을 했다"면서 "특히 (황교수팀) 연구원이 난자를 기증했다고 보여준 증거자료는 (미즈메디) 병원에 없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PD수첩의 한 PD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면서 "우리 병원의 연구원 1명은 PD수첩 취재팀에 시달린 나머지 열흘 동안 입원했다가 퇴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PD수첩이 처음부터 왜곡된 의도를 가지고 취재를 했다"면서 "이 같은 취재가 섀튼교수와의 결별에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PD수첩에서 난자채취노트의 입수경위를 밝히지 않았지만 그게 누구의 노트인지 다 안다"면서 "몰래카메라와 짜깁기에 의한 왜곡된 보도가 많은 연구원들에게 반목과 불신만 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 'PD수첩' 제작진이 방송 내용에 대해 "진실왜곡"이라고 맞선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제작진은 이날 오후 언론사에 배포한 A4용지 3장 분량의 자료를 통해 "황교수와 결별한 섀튼 교수에게 'PD수첩'은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면서 "방송에서 노이사장의 인터뷰를 편집해 의미를 왜곡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하 항목별 반박 내용.

▲"'PD수첩' 취재가 '섀튼 결별'에 많은 역할을 했다" = PD수첩은 섀튼 교수에게 '정보'를 준 적이 없다. 제작진이 섀튼 교수를 만나 인터뷰한 것은 10월11일이다. 당시 난자와 관련된 질문은 전혀 하지 않았다. 섀튼 교수가 'PD수첩'의 정보를 알 경우 향후 취재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을 뿐이다.

10월19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섀튼교수 연구실의 한국 연구원을 취재했다. 섀튼 교수는 이 기간에 한국에 있었고 취재진은 보안을 위해 연구실이 아닌 근처 병원에서 연구원을 만났다.

또 섀튼 교수는 결별 성명에서 "난모 세포 기증과 관련한 정보를 11월11일에 얻었다"고 한 만큼 섀튼 교수는 'PD수첩' 제작진으로부터 어떤 정보도 받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

황교수도 17일 "'PD수첩' 팀이 섀튼 교수와 결별하도록 한 것처럼 기사가 나오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는 제작진의 질문에 "연구팀 내의 누구도 그 같은 말을 언론에 한 적이 없다"며 "섀튼 결별 계기는 나도 모른다. 섀튼이 전화번호를 바꿔서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특허료는 3개 연구팀이 13%씩 나누기로 한 것인데 마치 내가 다 가지는 것처럼 나왔다" = 노이사장은 인터뷰에서 특허료를 자신과 황교수팀, 다른 연구팀 한 곳 등이 각각 13%씩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지분 나누기는 이면계약이며 확인이 어려운 문제다.

황교수는 10월31일 인터뷰에서 "당초 노이사장이 50%의 지분을 요구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40%로 우리 연구팀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 처리를 해달라"고 말했다. 황교수의 증언이 맞다면 노이사장은 자신의 40% 지분으로 황교수팀에게까지 혜택을 주는 것처럼 말한 것은 틀린 것이다.

'PD수첩'이 양자의 다른 진술을 함께 반영했다면 더 큰 부정적 인상을 줬을 것이다. 그래서 공식적으로 공표된 부분을 방송했다.

▲"짜깁기 방송이다" 등 = 노이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짜깁기한 적이 없다. 방송을 보면 노이사장의 인터뷰를 잘라서 편집해 의미를 왜곡한 것이 없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것이다.

"'PD수첩'이 난자 채취 후 부작용을 겪는 임신부가 미즈메디병원의 환자인 것처럼 보도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 'PD수첩'은 해당 병원이 미즈메디병원이라고 밝힌 적이 없다. 그 앞뒤 장면에서도 미즈메디병원이나 노이사장이 전혀 등장하지 않으므로 시청자들이 오해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또 취재팀은 다른 줄기세포 연구자를 취재차 안에 태우고 다닌 적도 없다. 방송된 연구원 난자의 증거자료는 분명히 미즈메디병원의 것이다. 이게 사실이라는 점은 노이사장도 알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뉴스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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