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나도 장관 한번 해볼까" 여당 의원들 들썩들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개각철을 앞두고 열린우리당이 들썩이고 있다. 자천.타천 입각설이 도는 의원만 10여 명이다.

'장관 꿈'을 꾸는 의원이 많은 것은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동영(통일부).김근태(보건복지부) 장관의 연초 당 복귀가 유력하다. 내년 5월 지방선거에 김진표 교육부총리(경기도), 이재용 환경부 장관(대구), 오거돈 해양수산부 장관(부산) 등이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오명 과학기술부총리,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 2~3년씩 장수한 장관들도 있다. 청와대.총리실에서 여당 의원들이 포함된 장관 후보군 검증에 들어갔다는 소문까지 돌면서 의원들의 발걸음은 더 빨라지고 있다.

여당 내에선 문희상.배기선.임종석 의원 등이 통일부 장관에, 유시민 의원이 복지부 장관에 거론된다. 정세균 의장의 경제부총리설도 있다. 원혜영 정책위의장의 행자부 장관설도 꾸준하다. 이미경.김부겸.박병석.정덕구.이계안.이목희.홍창선 의원과 이상수 전 의원,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의 이름도 나온다.

최대 화제는 유시민 복지부 장관설이다. 김근태 현 장관 쪽에선 "유 의원 정도면 전문성이 있다"는 평이 나온다. 유 의원이 이해찬 총리의 중동 5개국 순방에 동행한 사실도 입각설을 뒷받침한다. 유 의원은 한때 이 총리의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냈고, 이 총리는 장관 제청권을 갖고 있다.

반면 "유 의원 특유의 성격상 부처를 이끌기 어려울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유 의원이 정부로 가면 당내 파열음이 줄어들 것"이란 역설적 지지론까지 있다.

?이 총리 "개각은 내년 초 가능"=개각 시기도 말이 많다. 일단 연내 개각은 물 건너간 듯하다. 이 총리가 아랍에미리트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개각은 정기국회가 끝나고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연초나 7월에 하는 것으로 기조가 잡혀 있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어 "일부 언론에서 (대통령) 취임 3주년에 맞춰 한다는 얘기도 나오던데, 그 전에 하면 졸속이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래서 통일.복지부 장관 등 연초 교체→취임 3주년(2월 말) 2차 개각 등 '2단계 개각설'도 나온다. 입각설은 봇물 터진 듯 나왔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차갑다. 당 관계자는 22일 "정당 운영에도 실패한 사람들이 정부 일을 제대로 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이 위기인데 자리 챙길 궁리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개각의 방향과 시기는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고 탐탁지 않아 했다.

아부다비=정철근 기자, 김선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