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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가술술] 유학은 가고 싶고… 돈·시간은 빠듯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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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많은 돈을 들여 유학을 가지 않아도 유학생이 이수하는 것과 동일한 내용의 학과목, 동일한 수준의 강좌, 동일한 내용의 학위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부 명문 시라큐스대의 인문학 학사 학위도 인터넷으로 딸 수 있다. 하버드대 역시 온라인 학사학위 과정은 아니지만 학점 이수는 가능한 인증서 과정(Extension school)을 두고 있으며, 서부의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 캠퍼스가 운영하는 온라인 과정(UC Berkeley Extension)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줄잡아 1000개가 넘는 4년제 대학이 온라인 대학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굳이 미국에 가지 않더라도 안방에서 인터넷으로 유학을 하는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 안방에서 미국 대학 고르기=한국에 있는 교육기관을 통해 미국 대학 온라인 과정에 입학하는 방법은 많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강남구청 원격교육원의 미국 스탠퍼드 공과대학 온라인 석사과정(http://scpd.gangnam.go.kr)이 대표적이다. 요즘은 인터넷을 뒤져 원격대학(Distance learning)이나 익스텐션 과정 등을 고를 수 있다.

온라인 대학을 고를 때 신경 써야 할 일은 학위를 딸 수 있는 과정인가, 아니면 학위 취득은 불가능하고 학점 이수만 가능한지를 따져보는 일이다. 인터넷 사이트인 피터슨스닷컴(www.petersons.com)에서 미국 전역의 온라인 대학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워낙 많은 대학이 온라인 과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막상 선택이 쉽지 않다. 중요한 선택 기준 중 하나는 대학의 인증기관을 확인하는 것이다. 인증이란 이 대학의 학점과 학위의 질을 보증한다는 의미다. 인증받지 못한 대학을 선택할 경우 타 대학으로 편입하더라도 이전 대학에서 수강한 학점을 인정받을 수 없다. 미국엔 하버드대도 있지만 하버드 주립대도 있다. 하버드 주립대의 인터넷 과정을 이수해 딴 학점이나 학위는 타 대학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입학 당시 고교성적, 자기소개서, 토플 성적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대학이 있는가 하면 그냥 등록만 하면 입학이 가능한 곳도 많다.

◆ 장단점 비교하기=미국 대학의 온라인 과정을 선택하면 직접 유학을 가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다. 일반 유학생이 내는 수업료보다 30%가량 싸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월드캠퍼스는 학점당 174~350달러를 받는다. 외국인 유학생이 내는 수업료의 절반 수준이다. 유학생활비가 안 든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버드대나 컬럼비아대 등의 온라인 과정은 유학생과 똑같은 수업료를 받는다.

원하는 시간에 공부할 수 있고, 과목을 끝내는 기간도 대학 측과 협의해 정할 수 있다. 길게는 8개월 이내에서 과목을 이수하면 된다. 대학 선택의 폭뿐 아니라 의.치의학 전공을 제외하곤 학과의 선택 폭도 넓다. 경영학의 경우 일반 경영, 인사, 재무관리, 마케팅 등으로 일일이 나뉘어 있다.

직접 수업을 듣는 게 아니기 때문에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는 건 단점이다. 또 인터넷을 통해 교재를 구입하거나 과목을 듣다가 시험을 보는 게 불편하다. 일부 온라인대학은 직접 학생에게 시험지를 보내는가 하면 학생이 시험 감독자를 정해 명단을 통보하도록 요구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과제물을 제출하도록 한다.

미국 대학의 온라인 과정은 한국의 사이버대학처럼 고화질 동영상을 제공하거나 온라인상에서 실시간으로 질의 응답을 할 수 있도록 갖춰놓은 곳이 거의 없다. 아직까지 미국 온라인 강의의 질이 한국보다 높지 않은 것이다.

동덕여대 컴퓨터 전공 김영인 교수는 "미국 온라인 대학은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유령대학도 있을 수 있다"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꼼꼼히 정보를 모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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