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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성남 감독 "개막전, 우리 놀이터" … 최강희 전북 감독 "머리부터 심고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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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학범 성남 감독(左), 최강희 전북 감독(右)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2개 팀 감독들이 개막을 앞두고 개그맨 뺨치는 입담으로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5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5 K리그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 12개 팀 중 9개팀 감독이 40대로 바뀌었다. 감독 평균 연령이 46.5세로 낮아진 만큼 분위기도 신선했다. 평소 엄숙했던 기자회견장엔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분위기를 주도한 건 최강희(56) 전북 감독과 김학범(55) 성남 감독이었다. 둘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전에서 맞대결한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감독 가운데 최고령 1·2위인 만큼 여유가 묻어났다.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에서 나오는 촌철살인 코멘트로 화제를 낳았던 최 감독은 김 감독을 향해 “내 옆에 있는 아저씨가 계속 신경쓰였다”며 먼저 도발했다. 그러자 김 감독이 “패는 까 봐야 알 것”이라고 응수했고, 최 감독은 “패를 까면 당연히 성남이 질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두 감독은 “개막전 각오를 10자로 밝혀달라”는 요청도 여유있게 받아넘겼다. 김 감독이 먼저 “개막전은 우리의 놀이터”라고 하자 최 감독은 “머리부터 심고 오라”고 받아쳐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머리숱이 적은 김 감독을 향한 장난끼 어린 대응이었다.

 40대 감독들의 입담도 흥미로웠다. 올 시즌 처음 사령탑에 오른 조성환(45) 제주 감독은 10자 각오에서 1970년생 동갑내기 절친 노상래(45) 전남 감독을 향해 “하위 스플릿, 니가 가라”고 도발했다. 김학범 감독이 윤정환(42) 울산 감독에게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사간 도스)을 한 만큼 일본 축구를 접한 실력이 어떤지 느껴보고 싶다”고 하자 윤 감독은 “일본인이 아니어서 일본 축구를 하지 않았다. 나는 한국인이니 한국 축구를 했다”고 재치있게 응수했다.

 이날 전북·포항·울산·제주·대전 등 5개 팀 감독들로부터 ‘꼭 이기고 싶은 팀’ 1순위로 지목받은 최용수(42) 서울 감독은 “각 팀들의 공적이 된 것은 낯설지 않다. 책임감도 느낀다”며 “지난 시즌 막판 우리를 이긴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보다 수비를 더 칭찬하고 싶다. 올해는 꼭 전북을 꺾고 싶다”고 말했다.

 각 팀 선수들도 입담 대결을 펼쳤다. 전북 골키퍼 권순태(31)는 “우승하면 미스코리아처럼 손을 흔들면서 최강희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밀짚모자를 쓰고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겠다”고 했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 승격한 광주의 공격수 임선영(27)은 “남기일 감독님과 함께 광주 곳곳을 돌며 인기 걸그룹 EXID의 위아래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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