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다이어먼드」의 신화 공급늘고 수요부진…가격 폭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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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다이어먼드의 가격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폭락. 다이어먼드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다이어먼드시장이 유례없는 활황을 맞았던 것은 지난 70년대말. 미국의 인플레에 편승해 상품투기가 성행하면서 80년에는 1캐러트(최고품질)에 6만달러를 홋가했었다. 그러나 그뒤 다이어먼드시장은 급격히 전락을 시작, 81년에는 반값인 3만달러, 82년에는 다시 2만달러로 떨어져 현재까지도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다. 이때문에 전세계 다이어먼드 판매량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드 비어즈사의 매출도 떨어져 포천지가 선정한 기업 랭킹순위가 81년에 1백69위에서 82년에는 3백39위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
현재 보석용 다이어원석은 뉴욕과 암스테르담은 1캐러트이상을, 텔아비브와 뉴델리는 그이하의 원석을 가공, 크게 나눠 4군데로 분할돼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세계 불황의 여파로 알이 큰 다이어먼드 수요는 구미에서 부진한 편. 다만 일본등 동남아시아에서는 다이어먼드가 결혼식의 필수품으로 널리 인식돼 있어 알이 작은 상품은 그런대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다이어먼드시장이 이처럼 폭락세를 겪은데는 수요부진 외에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유대계 자본의 대립, 소련에 이어 호주등 신생산국의 등장등이 꼽히고 있다.
남아공화국에 이어 다이어 생산국으로서의 소련의 존재도 드 비어즈사로서는 여간 신경 쓰이는 존재가 아니다. 소련은 자유세계에 연간 1천만 캐러트의 원석을 드 비어즈사를 통해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보석용 다이어먼드만큼은 자신의 루트를 통해 팔고 있다.
또하나 주목되는 것은 85년부터 본격적인 조업을 시작할 서호주의 광산. 산출량이 연2천5백만캐러트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현재 드 비어즈사가 취급하는 다이어먼드량 연4천만캐러트의 60%에 달한다.
『드 비어즈사의 막강한 다이어 신디케이트도 OPEC와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있다.
석유쇼크 이후 세계 원유공급 점유율이 40%선으로 떨어진 OPEC의 경우와 비교해본 말이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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