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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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책과 독자와의 거리를 좁혀 보다 많은 사람이 더많은 책을 읽게해야 한다는것은 비단 출판계만이아니라 사회전체가 함께 생각하는 일일것이다.
올해 출판계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일가운데 「오늘의책」의 제정과 2회에 걸친 60여권의 선정이 중요시되는것은 책과 독자를 접근시키려는 그동안의 여러가지 노력가운데 의의와 구체적적인 성과의 양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것이 되고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문학과 지성」 「창작과 비평」 「민음사」등 국내 10개출판사가 「오늘의책」이라는 이름으로 좋은책을 독자에게 알리기로 하고 변형윤·강만길·김흥규·이상옥씨등 10명을 선정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들 선정의원들은 2회에 걸쳐 그동안에 나온책을 검토하고 60여권을 「오늘의책」으로 선정, 발표했다.
「오늘의 책」은 서점에서 별도의 「코너」를 마련하여 전시하는등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독자들에게도 상당히 인식되어가고 있다. 「오늘의 책」이 만들어지게 된것은 책을 읽지않는 풍토에 대한 지식인들의 우려와 출판계의 안타까움이 함께 어우려져 찾아낸 독서진흥 방안이라 할수있다.
10월에 있은 KBS와 MBC 양TV 방송의 독서캠페인은 독서퐁토에 대한사회여론을 TV쪽에서 받아들인것으로 좋은반응을 얻었다.
베스트셀러에 나타난 올해의 독서경향은 역시 오락이나 물질적성공을 위한책·수상록등이 대종을 이루는것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해마다 비슷한 경향을 떠나서 살펴본다면 올해는 역사서적이많이 나간것이 주목할만하다. 지난해 일본교과서파동의 영향으로 일제36년간을 다룬 책들이 많이 읽혀졌다. 그 영향이기도하지만 역사의식이 점차 고조되어 그러한 출판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있다. 역사서는과거 대부분 초판을 넘기기 어려웠는데 올해는 재판에 들어간 책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중·고검인정교과서 심사에대한 물의도 빚어졌다. 문교부가 1차심사결과를 발표한데 대해 심사에 탈락한저자들이 항의를 했다. 그들은 심사기간이 짧아 졸속심사의 우려가 있으며 심사기준이 모호했다고 주장했다.
외서업자들이 책값을 다소 낮춘것도 특기할만하다. 위탁판매가 되지않는다는것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기도 했지만 업자들이 더싼값에 책을 사오려는 노력여하에따라 독자들의 부담을 줄여줄수 있다는것이 증면되었다.
출판에 대한 이론정립이 있어야한다는 각성이 출판계안에서 일어나 출판연구가 활발해졌다. 기획의 안이 내지는 퇴영, 중복현상, 편집의 참신함 부족, 덤핑등으로 대표되는 목전의 이익에만 급급한 경영등의 문제가 출판에대한 학문적·전문적 연구가 없어 그 오류를 지적하고 건전한 발전을 위한 지침을 주지못하는데서 생기는것은 말할필요도 없다.
르포서적이 쏟아져나왔다. 오효진·윤재걸·이태호씨등 문필가들이 사회의 각부문을 세밀히 취재하여 쓴것과 함께 중동의 경험, 공사장의 경험등을 적나라하게 쓴 아마추어들의 글도 널리 읽혔다.
다양한 잡지의 창간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것으로 건강관계 잡지를 들수있겠고 그외 취미·오락·생활에 관한 잡지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하나의 상품으로서 출판물의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겨났고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프랑스에서 「북·디자인」을 연구하고 온 정병규씨는 이 방면에서 많은 성과를 드러내보이고 있다. 컬러TV에 도전받고있는 인쇄매체가 시각화에의해 맞서본다는 노력은 중요하다. <임재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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