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클린」별명…64KD램 개발일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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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스 클린」-.
최지숙(25)이라는 본명보다「미스 클린」이라는 직빈명이 더 유명한 이 아가씨는 삼성우비체통신(주) 부천공장의 먼지제거담당.
『반도체 제조공정은 최고의 청정도를 요구하죠. 제가 맡은 일이 바로 공장 안의 청정상태를 최선으로 유지·관리하는 거예요』 지난 2일 이 공장에서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64KD랩이라는 초대규모 집적회로를 제조해 내는데 성공했다.
말하자면 최양은 이번 64KD램 제조성공의 숨은 공로자인 셈.
『반도체공장은 물론 현대식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먼지가 침입 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어요』
공장내의 청정도 수준은 1입방 피트의 공기속에 담배연기 입자의 4분의1만한 먼지(0·3미크론)가 10개 이하여야 한다. 때문에 최양은 고하를 막론하고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의 먼지 제거상태를 체크하고 방진복을 입힌 후 들여보내며, 여사원들의 화장상태까지 간섭하는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있다.
먼지제거를 위해 『옷깃을 여며라. 화장하지 말아라』는 등 잔소리를 하다보니 시어머니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서운해 하면서도 살짝 웃어보이는 최양의 얼굴에서 최첨단기술의 첨병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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