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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일기|제목을 정해놓고 써보도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국민학교 6년생인 엄소희· 승희 두 쌍동이 자매가 1학년때부터 6년간쓴 일기를 모아 2권의단행본을 발간, 일기쓰기에 소홀한 어린이와 학부형들의 관심을 모으고있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면 학부형에게는 어린이들의 방학일기지도가 큰 부담이된다. 또 어린이들에게 방학일기는 숙제라는 강박관념때문에 일기고유의 교육적효과는 거두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두딸의 일기지도를 맡아온 아버지 엄기원씨(47·아동문학가) 는 『일기쓰기는 재미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일기쓰기의 첫걸음』 이라며 처음 일기를 쓰는 어린이라면먼저 부모가 함께 일기를 쓰는 습관을 길러줄 것을 당부한다.
엄씨의 경우 지난 27년간 교직생활을 해오면서 두딸과 함께 일기를 써온 아버지였고 두딸들에게 일기를 꾸준히 쓰는 지구력을 길러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일기지도는 1∼2학년초까지는 그림일기를, 그후부터는 문장일기를 쓸것을 권한다.
일기 쓰는 방법은 「세수하고 밥먹고 학교 가고…」등의 일상생활전부를 나열하기보다「당번」「꾸지람」「소꿉장난」등 제목을 정해놓고 일기를 써야 하루의 생활을 손쉽게 정리할수 있다.
일기는 또 다양하게써야한다고 그는 말한다.「작문이나 동요·동시·반성문·독서감상문·편지·기행문·조사보고문등으로 일기쓰기에 변화를 주면 일기를 쓰는 재미가 한층 더해지며 일기쓰기와 함께 독서력도 크게 향상된다.
그의 딸들도 저학년때는 친구들얘기, 동물·가족들의 글이 대부분이었으나 고학년에 가서는 점차 독서감상문이 일기소재의 주류를 이루더라고.
엄씨도 일기쓰기가 가정에서뿐아니라 학교에서도 생활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직생활을 할당시 엄씨는 하루 3,4명씩 일기를 검사한 다음 그뒤에 선생님의 상세한 평을 실어주고 1년이 지나면 일기를 모두 제본해 학생들에게 선물을 했는뎨 그일이 상당한 교육적 효과를 거두었다고한다.
마찬가지로 그는 가정에서도 부모들이 어린이들의 일기를 읽어본 다음 간단한 소감을 써줄것을 충고한다. 부모가 써준 평 한두마디가 어린이들에게 계속 일기를 쓸수있는 좋은 격려가 되며 일기가 생활화 될수있는 계기마련이 되기도한다.
부모들이 일기지도를 할때는 글에 담긴 마음이 얼마나 솔직하게 표현되었는가를 잘 살펴충고를해주어야 하며 어린이들이 일기를 쓸 소재가 없다고 할경우 무조건 쓰라고 강요하는것보다 남이쓴 좋은 동시나 동요를 일기장에 다시 써보는 기회를 갖게 해주는것도 좋은 방법.
『어린이둘의 일기가 요즈음 어른흉내를 내고있어 걱정스럽다』는 엄씨는 『미화된 문장보다 사물을 정확히 보고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방향에서 일기지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인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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