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무지외반증 환자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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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DB]

대학원생 최모(28ㆍ서울 관악구)씨는 지난해부터 통굽 부츠를 즐겨 신는다. 키가 커 보이는 효과도 있지만 평소 관심있는 패션 스타일에 맞춘 신발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발이 꽉 끼는만큼 오래 신으면 발이 아프다. 특히 걸을 때마다 신발에 닿는 엄지 발가락이 쓸리고 통증이 느껴진다고 한다.

최씨처럼 발가락 건강에 이상이 생긴 남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 엄지발가락 힘줄이나 관절이 압력을 받아 변형돼 발 안쪽으로 휘어지는 ‘무지외반증’이 대표적 증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9~2013년 무지외반증 진료인원을 분석한 결과 남성 환자는 5227명(2009년)에서 8565명(2013년)으로 늘어 연평균 13.1%가 증가했다.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6.8%)을 두 배 가까이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처럼 남성에게서 무지외반증 환자가 늘어나는 건 패션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원래 무지외반증은 발볼이 좁거나 굽 높은 구두를 자주 신는 여성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남성들도 외모에 신경 쓰고 운동화 대신 구두를 자주 신으면서 20~30대 환자가 크게 늘었다. 반면 여성들은 하이힐 외에 플랫슈즈 등 편한 신발도 신게 되면서 40대 여성 환자는 5년새 4.4% 줄었다. 박민정 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굽이 낮고 발볼이 넉넉한 신발을 신어 발에 무리를 주지 않는 게 예방법”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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