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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에 홍등가 지정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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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성매매 여성의 착취 방지와 청소년 보호 목적

로마 남부의 EUR 지구(사진)에선 20개가 넘는 거리에서 성매매가 성업 중이다. 로마시는 오는 4월부터 홍등가 전용거리를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마 당국이 오는 4월부터 시내에 ‘홍등가’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매매 여성들을 착취로부터 보호하려는 취지다. 성매매가 허용되는 특정 거리를 지정함으로써 청소년과 가족들이 자주 드나드는 장소에 성매매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이그나치오 마리노 시장이 지난 2월 8일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AP 보도). “균형을 잡으려는 목적”이다.

이탈리아에선 성매매가 이미 합법화됐다. 하지만 일부 로마 주민은 특정 지역에서 성매매가 버젓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대책을 추진해 왔다. 로마 남부의 EUR 지구가 대표적이다. 20개가 넘는 거리에서 성매매가 성업 중이다(AFP 보도). 이 지구 의회가 현재 비주거지역 한 곳에 성매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정된 거리를 벗어나 호객행위를 하다가 발각될 경우 최대 벌금 500유로를 부과하는 권한이 경찰에게 주어진다.

지역 당국자는 인신매매 대책으로 그 구상을 홍보했다. 특정 거리를 성매매 전용으로 지정함으로써 인신매매범이 그곳에 성매매 여성을 내보내지 못하도록 할 수 있다고 EUR 당국자 안드레아 산토로가 주장했다(AP 보도). 시당국은 또한 성매매 지정지역의 종사자에게 심리적 지원과 보건 관리 서비스도 제공하게 된다. 이탈리아의 성매매 종사자는 7만~10만 명으로 추산된다. 그중 절반이 외국 국적자로 추정된다.

그 계획은 이미 교회 당국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주간지 ‘이탈리아 주교 회의’는 “기독교 인도주의의 요람이자 심장인 도시의 수치”라고 규탄했다(AFP 보도). ‘교황 요한 23세 커뮤니티 가톨릭’ 그룹의 한 회원은 로마시 당국이 “여성 노예제 허용구역”을 지정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성매매는 유럽의 상당수 국가에서 합법화됐다. 다수의 도시에 홍등가를 둔 독일이 대표적이다. 독일의 성매매 법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방임적으로 손꼽힌다. 인신매매 조직이 여성을 성매매로 몰아넣도록 부추긴다고 일부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국제 방송국 도이체 벨레 보도). 독일 정부는 현재 성매매법 수정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건강검진 의무화를 포함해 성매매 종사자 보호를 확대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많은 유럽 국가에서 성매매가 합법화됐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홍등가.

글=로라 모프타 번역=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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