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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안된퇴직혁명] 중. 직원 1명이 2.4명 돌보는 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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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GM이 퇴직자들을 위해 매년 써야 하는 돈은 50억~60억 달러, 미래 금액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1700억 달러에 이른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물론 확정급여(DB)형인 퇴직연금은 GM이 한꺼번에 내야 할 돈은 아니다. 퇴직자와 직원 몫으로 적립해 온 기금 중 부족분만 회사가 채우면 된다. GM은 2004년 말 현재 910억 달러의 퇴직연금 기금을 운용 중이며 부족액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연금지급보증공사(PBGC)는 GM의 적립금 부족금이 최대 310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GM이 앞으로 회사가 져야 할 부담을 너무 적게 잡았다는 것이다.

여기에 GM은 1999년 분사한 뒤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한 부품업체 델파이 노동자를 위해서만 110억 달러를 더 써야한다.

과거 미국 대기업들은 노조의 힘에 밀려 또는 자발적으로 과도한 연금.복지 혜택을 약속했다. 그러나 성장이 둔화되고 평균 수명은 길어져 챙겨야 할 퇴직자가 늘면서 이런 약속은 굴레가 되고 말았다. GM 외에 포드.IBM.노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 등이 비슷한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그렇다고 확정기여(DC)형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의 DC형 연금인 401k는 자사 주식에 대한 투자도 허용하는데 월드컴.엔론.K마트 등은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401k에 가입했던 직원들이 큰 손해를 봤다.

서창환 퇴직연금 컨설턴트는 "퇴직연금의 안정성과 장래는 DB.DC라는 방식에 있는 게 아니다"며 "기업과 노조가 합의를 통해 얼마나 더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체계를 갖추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 표재용.이승녕.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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