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KFC매장 폭탄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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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5일 오전 발생한 파키스탄 카라치의 차량 폭탄 테러 현장에 급파된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카라치 로이터=뉴시스]

파키스탄 남부 최대 도시인 카라치에서 15일 반미 테러로 보이는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고 AP.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8시45분 외국 관광객과 사업가들이 주로 투숙하는 펄 인터콘티넨털 호텔 부근의 미국계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매장 입구에서 폭발이 일어나 최소 6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고 현장 목격자와 구조대원들이 전했다. 경찰은 사망자가 3명이라고 밝혔다. 테러와 관련,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나 개인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폭파된 KFC 매장이 파키스탄산업개발공사 등이 입주해 있는 정부 청사 1층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소방대원들은 진화보다는 불이 정부 청사로 옮겨 붙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폭발로 매장은 거의 전소됐고 주변의 은행 세 곳이 일부 파괴됐으며, 매장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 6대도 불에 탔다. 현장이 기업체가 밀집된 시내 중심가인 데다 출근 시간이어서 피해가 컸다. 무스타크 샤 경찰국장은 기자회견에서 "폭탄은 매장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 안에 장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조사 책임을 맡은 경찰관은 "시한폭탄에 의한 폭발로 보인다"고 말하고 "현재 폭탄을 실은 차량을 KFC 매장 앞에 주차시킨 인물과 차량 소유자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카라치는 상업과 국제교역의 중심 도시지만 이슬람 무장세력의 근거지이기도 하다. 9월에도 카라치 내 KFC와 맥도널드 매장에서 폭탄이 터져 수십 명이 다쳤고, 5월에는 KFC 매장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가 발생해 직원 6명이 숨지기도 했다.

5월 8일에는 미국 영사에 대한 2건의 공격이 있었고, 셰러턴호텔 앞에서 발생한 차량 폭탄 테러로 프랑스인 1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이 같은 일련의 폭탄 테러를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의 친미 노선에 반대하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소행으로 파악하고 있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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