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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마디] 언제부턴가 나는 2월 말이 지나가는 것이 두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봄이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중앙일보

입력

언제부턴가 나는 2월 말이 지나가는 것이 두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올해는 봄이 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다. (……) 나는 어떤 확신에 도달해 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틀림없이 어느 해인가에는 봄이 오지 않을 것이라는 예감이다.
-건축가 고(故) 정기용. 원철 스님 산문집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에서 재인용

원철 스님이 정기용 선생을 주모하며 가져온 글이다. 스님은 정 선생을 "적게 먹고 바쁘게 일하는 식소사번(食少事煩)의 삶"으로 소개하고 있다. 정 선생은 예감처럼 3월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애창곡은 '봄날은 간다'였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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