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위한 한방 다이어트와 식이조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비만만큼 속설에 의해 잘못 알려진 상식이 많은 질병도 드물다. 비만 치료에는 왕도가 없다. 정도를 걷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다이어트 방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핵심은 자기 몸을 잘 알고 원칙을 꾸준히 지켜나가는 것이다.

<잘못된 한방다이어트 상식>
한약만 먹으면 저절로 살이 빠진다?
처방하는 한의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한방다이어트에서 한약은 대개 식이요법의 보조수단이다. 즉, 공복감을 없애고 식이조절 중 생길 수 있는 어지럼증, 생리불순, 메스꺼움, 탈모 등의 증상을 억제하는 '기혈보충'의 역할을 한다. 몇몇 한약재들은 지방세포의 크기를 줄여주고, 또다른 몇몇 약재들은 체내 안정시 대사량을 높이고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다이어트의 기본은 제대로 먹고 운동하는 것이다. 한약 자체의 감량효과에만 의존하지 말고 체계적인 식이조절과 한약 복용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한약에는 부작용이 전혀 없다?
부작용이 없는 약이란 없다. 앞서 말한 바 같이 몇몇 한약재들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마황이 대표적이다. 마황은 태음인 약물로, 비만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체질에 투여하면 감량효과도 뚜렷하고 큰 부작용도 없다. 하지만 그 용량이 지나치게 많아진다든지 태음인 외의 체질에 투여하면 심장이 심하게 뛰고 불면증, 두통, 입마름 등의 증세가 생길 수 있다. 특히 평소 심장질환이 있다든지 갑상선 기능이 항진돼 있는 분들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마황 외에도 몇몇 약재들은 체질에 따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처방시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
지방분해침은 시술 직후 효과가 나타난다?
지방분해침은 7 ̄10cm 가량의 장침을 지방이 많이 모인 복부, 허벅지, 허리 등에 10 ̄20여개 시술해 저주파를 통전시키는 치료로 특정부위 체형관리에 요긴하다. 하지만 이것이 운동을 완전 대신할 수는 없다. 유산소운동을 할 때 지방분해가 더 쉽도록 도와주는 정도로 간주하면 된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있다?
한의학의 사상체질은 장기의 크기로 비만인이 되기 좋은 조건을 설명한다. 즉, 소화흡수의 장기인 간장과 비장이 발달된 태음인과 소양인이 배설장기인 폐장과 신장이 발달된 태양인과 소음인보다 비만이 되기 쉽다는 것이다.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쉽게 체중이 늘어나는 사람이 있지만 결코 물만으로 살찌지 않는다. 물에는 칼로리가 전혀 없다. 따라서 물 자체는 아무리 먹어도 지방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완벽한 요요현상 방지책이란?
요요현상은 일정한 감량후 정상식이로 돌아왔을 때 체중이 급격하게 복귀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다이어트 도중 줄어든 대사량을 감안하지 않고 식사량을 갑자기 늘릴 때 생긴다. 대사량 감소는 주로 근육량의 감소로 빚어지는데, 이 근육량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요요현상을 막는 지름길이다. 하지만 식사량이 적어지면 대사량 감소는 불가피하다. 체계적이고 절도 있는 식이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여러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 요요현상이 전혀 없다고 광고하지만 몸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체중이 줄어든 만큼 몸에서도 적응하는 과정이므로 체중을 줄이는 것보다 이후 다시 늘어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라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단식은 가장 확실한 살빼기 방법이다?
단식은 여러 질병에 응용되는 훌륭한 자연요법이다. 위장.피부.근골격계 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 5 ̄10일간의 단식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많다. 단식중엔 필연적으로 체중감소가 일어난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단기간 쉽게 살을 뺄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진다. 하지만 이 때 빠진 건 수분과 근육이므로 대부분 단식 후 급격히 본래체중으로 돌아온다. 단식전문가들도 말한다. 단순히 살빼기 위한 단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만한 사람은 모두 기운이 넘친다?
한의학적인 비만 개념인 '기허비만(氣虛肥滿)'은 실제 섭취량이 적은데도 쉽게 살이 찌며 잘 붓고 항상 피곤하고 의욕이 없는 비만자의 유형이다. 대개 근육이 적고 살집에 탄력도 떨어지며 전반적인 대사량도 떨어져 있다. 이런 사람은 억지로 식사량을 줄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氣)를 보충해주는 치료가 적절하다. 덩치가 크다고 다 기운이 충실하지는 않다는 것을 한의학 고전이 증명해주는 셈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